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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콩밥을 먹지 않아...

평산 2019. 11. 4. 22:47

 

 작년 여름은 더워서 고생했지만 그 덕분에 콩이 잘 말랐다며

한 봉지 얻었는데 콩밥을 먹지 않아 어떻게 소비할지 행복한 고민을

줄 곳 했었다. 콩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갖다 드려도 갈 때마다 그대로라

맛이 없으신가? 민망스러웠고 밀가루 반죽에 넣어 개떡을 쪄야 하나...




 그러다 할 수 없이 쌀 한쪽에 잡곡과 콩을 넣어 따로 퍼서 먹었는데

며칠 전 페트병에 콩나물 기르는 화면을 보고 좋은 생각이라

따라해보고 싶어 당장 콩을 불렸다.




 3일쯤 지났을까?

아침저녁으로 물을 줬더니 싹이 나기 시작해서 마음이 붕붕 떴다.^^

콩나물 콩으로 잘 쓰지 않는 강낭콩, 밤콩 종류였는데...

마침 냄비의 중간에 소쿠리가 척 걸쳐져서 물 빠짐이 좋았고

뚜껑을 닫으면 바로 어두워지니 아주 쉬웠다. 

 



 하루를 더 보냈더니 삼발이 구멍 아래로 하얀 뿌리가 슝슝 내리고

위로는 뿌우 올라와 뚜껑을 닫을 수가 없어서 이번에는 검은 봉지로 

동그랗게 싸주며 미용실에서 파마하는 아주머니가 떠올라 씩 웃었다.




  작은 뿌리만 눈에 띄다 무심코 뽑아보니 이렇게 자란 것도 있었다.

된장찌개라도 끓이자며 씻으려는데 잔뿌리 끝부분에 검은색이 돌아

지저분하여 처음에는 뿌리를 말끔하게 자르다...




 잔뿌리에도 영양분이 있을 거라며 조금씩 남기고 찌개에 넣었다.

궁금해서 끓어오를 때 맛을 봤더니 국물이 시원하여 만족스러웠다.

일반 콩나물보다는 머리가 큰 셈인데 밥해서 먹을 경우 포슬포슬했다면  

콩나물로 자란 콩은 부드러움과 아삭(?) 함이 함께 있었다. 


 된장찌개는 콩나물까지 먹으며 인기가 좋았다.

모두 뽑아 다듬어놓을까 하다 덜 자란 것도 있어 그대로 키우는 중으로 

콩나물은 쓰임이 많고 잘 먹어서 콩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의 고민이 덜어졌으며,

굴러다니는 콩에게도 미안하지 않아 탁월한 방법을 발견했다 싶다.





 2019년  11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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