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상생활

비몽사몽에...

평산 2019. 11. 19. 09:13


  김장을 끝내자 오후 2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저녁에 하는 결혼식까지는 충분하다며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씻었다.

양념 냄새가 몸에 배어서도 그렇지만 머리띠를 했더니 앞머리가 공작처럼 퍼져서, 

물을 적신다 해도 얌전한 복귀가 어려워 감을 수밖에 없었다.




 

 뜨끈한 곳에서 잠시 눕고 싶었으나 자던 얼굴로 가기 뭐 해서 참을 인(忍) 자를 품고는

신문을 억지로 읽고 삶은 밤 앞에 두고 강의를 들어가며...

앉아버티다가 버티다가 3시 50분쯤 눕고 말았다.^^

못 일어날 것 같아 4시 35분에 깨워달라고 했는데,

깨우는 사람도 안쓰러웠는지 5시가 임박해 신음소리 내며 일어나야 했다.

머리 모양이 어떤가 거울을 보니 한쪽으로 쏠렸으나 봐줄만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화장을 좀 해야겠는데...

게슴츠레 무엇을 바르려니 준비 안 된 도화지가 보여 웃음이 나왔다.

혹시 자국은 없었을까?

앗!


 있었다.

귀밑에서 코 끝 방향으로 줄이 희미하게 지나갔다.

도착할 때까지 없어지면 되지만 요즘 탄력성이 떨어져서 말이야!

어둠이 도와주려나???


 15분 정도 걸려 후다닥 준비하고......

차를 탔는데 눈이 저절로 감겨 바깥 구경은 못하다시피 장충단공원을 지났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고운 단풍이 얼핏얼핏 보였다...... ^^

차가운 밤공기에 짧은 시간 걸어가며 정신을 차리려고 했더니,

어둠이 도와주었나, 사람들이 전혀 몰라 다행이었다.






  2019년  11월  19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따끈한 국  (0) 2019.12.04
겨울로 가는 길목  (0) 2019.11.23
콩밥을 먹지 않아...   (0) 2019.11.04
우리 집에도 山菊  (0) 2019.10.24
가을장마 후 망태버섯  (0) 2019.09.18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