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가을장마가 지나간 후 숲은 다시 촉촉해지고 모기들이 제2전성기를 이루었다.
모퉁이를 돌자 멀리서 노란빛이 보여...
7월에나 말라가는 모습을 대했는데 혹시?
걸음을 빨리하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역시 망태버섯이었다.
한 번도 서있는 모습을 대하지 못했지만 이런 모습이나마 마주할 수 있어 기뻤다.
코바늘 사슬뜨기로 치마를 엮은 듯 요염했고 다리가 길며 팔등신이었는데
밑동과 머리 모양이 비슷했으며 노랑과 잿빛의 대비로 화려하였다.
누가 일부러 넘어뜨렸을까?
아니면 힘을 모조리 쓴 후 지쳐 쓰러졌을까!
내가 올 때까지 좀 기다려주지, 예뻐할 텐데...ㅎㅎ...
몇 시쯤 나가야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찾았더니,
새벽 5시~ 아침 8시에 태어난다 해서 온전한 모습은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더욱이 망사가 덮이는 것은 10~ 20분 사이로 짧다며
사람의 손을 타면 절대로 피어나지 않는다나?
독특한 향기로 곤충들이 모여든다더니,
날파리가 보이며 산책길에서 겨우 5m 떨어져 있었으나
땅이 질척거리고 경사가 있어 몇 번 밀리다 사진 찍는 짧은 시간에 모기 3번 물렸다.
긴팔과 긴 바지를 입었어도 옷을 뚫는 강력한 모기로 금세 화끈거렸지만
이 정도의 화려한 망사 옷 망태를 만나 만족스러웠다.
생각 같아서는 태어나며 치마를 짜서 입는 내내 지켜보고 싶다.
2019년 9월 18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콩밥을 먹지 않아... (0) | 2019.11.04 |
---|---|
우리 집에도 山菊 (0) | 2019.10.24 |
애썼다 응원하는 꽃! (0) | 2019.09.14 |
기계의 등장 (0) | 2019.09.03 |
쌀 (0) | 2019.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