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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만히 있다 외식하러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
귀찮기도 하거니와 그다지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다.
닭 요리를 먹지 않아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시켜 먹는 경우도 없어서
전단지는 곧바로 재활용에 들어가는 형편이다.
있을 법하지만 짜장면집 번호 하나 없다.
김장김치가 맛있게 익어 정성 들인 국 한 가지면
훌륭하니 무슨 외식을 할까! 요즘은 미역국에
비싼 소고기 대신 홍합으로 뿌연 국물을 내거나
굴을 듬뿍 넣고 국간장에 멸치 액젓이나 참치 액젓을
첨가하여 간을 보면 시원하고 고급스럽다.
또 콩나물이나 뭇국에 황태를 넣어도
뜨끈하니 담백하고,얼큰한 육개장에
깍두기를 곁들여도 행복해진다.
오늘은 멸치육수에 어느 고장에 계시는지
밝히지 않고 수행 중이신 스님이 보내주신 된장을
심심하게 풀어 생배추 한 포기 손으로 잘게 뜯고
푸짐한 된장국을 끓였다. 칼로 썰면 빠를 수 있지만
왠지 더 맛있을까 싶어 그리해보는데 국물이 순한 듯
달달했으며 끓을 때 굴 300g을 넣었더니 채소와
해산물이 풍성하게 만나 편안하며 든든하였다.
겨울이면 따뜻한 국에 김치만 있어도 좋다.
2019년 12월 4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