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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고 담대한 줄 알았다.
그동안 보이스피싱이 몇 번 걸려와도 흔들림 없이 가볍게 지나갔는데,
며칠 전 돈에 관련된 일이 벌어지자 나의 권리임에도 상대방에게
딱 부러진 말을 못 하고 안절부절에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뒤척였었다.
무슨 일이 생겨 도움 되는 일이 아니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 질문에 대답하고 해답을 얻어 편해지는 편인데,
요인은 마음이 아니라 꼭 해결해야 할 일로...
조리 있게 말을 못 하고 협상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이었다.
나름 배려해준다고 몇 번을 양보했더니,
염치도 없이 달려들어 나를 물로 보는구나 싶었다.
말도 안 되는 의견을 제시하기에 더 이상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준비된 말은 아니었으나 어처구니가 없자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왔다.^^
젊은 여인이 후다닥 돌아섰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잊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 여인 떠날 때 얼굴 한 번은 꼭 마주해야 해서
은근히 걱정 되고 어떤 태도를 보일지 두근두근 궁금하기도 했는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나타나 그동안 고마웠다고 정중하게 인사를 해서
어떤 상황에서든 진실은 통한다는 평소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것인가 싶었다.
참 단순하지...ㅎㅎ...
그 말을 듣자 기분이 풀어져 재밌고 행복하게 살라며 얼른 안아주었다.
요번 일로 정(情)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면 배려한답시고 물렁한 사람 되지 말고,
좀 더 담대(膽大) 해지자, 원칙을 고수하자 마음먹었다.
2019년 12월 8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