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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암을 간다고 해서 처음 가는 곳이라 기대가 컸다.

오전에 남해 바래길 2코스를 걸었기 때문에 작은 버스가 8부 능선까지 올라간다니

가볍게 느껴졌으며 산 위로 넓은 길이 있어서 놀랐다.




 버스가 보리암 뒤쪽에서 내려 보리암을 구경하려면 다시 산을 내려와야 했다.

주위에는 멋진 바위들이 많았는데 어쩌다 찍은 사진이었으나 꺾어진 손가락 모양의 돌은 형리암으로

우람한 대장봉에게 인사하는 모습이란 설명에 반가웠다.




 절은 비슷비슷한 것 같고 구경하고 나와도 구별이 잘되지 않아 사실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갔었다.

그런데 보리암은 거리도 있거니와 볼거리가 많아 공부를 했어야 옳았다.

아니 아니, 보리암을 알려면 하루를 잡아 밑에서부터 오르며 두루두루 둘러봐야겠더란다.

보광전 위의 바위들도 일부러 조각한 듯 멋스러워 자꾸 되돌아보았다.




 절 앞뜰에서 내려다 본 남해바다다.

고요하고 잔잔해서 섬들을 볼 때마다 고래가 숨 쉬며 떠있는 듯

묵묵한 곡선들이 소리 없는 말들을 전하는 것 같았다.




 아주머니들 소리에 극락전 뒤의 좁다란 골목을 들여다보니 김장을 준비하시길래 다가갔었다.

봉사하시는 분들로 농사지은 배추 1000포기를 하신단다.

속이 노란 배추는 곳곳에 절이는 중이고...




  언뜻 지붕을 바라보니 이곳에도 바위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신라시대에 지은 절이라 둥글둥글 변한 할아버지 할아버지 바위일 터였다.

초등학생 글씨 같은 정다운 글귀도 있어 미소가 나왔다.




 무를 다듬고 계시다 한 개를 맛 보라며 깎아주셨다.

그 자리에서 두 번 베어 먹고 오물오물 경내를 다니기는 뭐 해서 꽁지에 흙이 묻고 젖었는데

일단 주머니에 넣었다가 버스에서 비닐을 구하고 집에 와서는 꽁지까지 깎아먹었다. 

보리암 무라 귀하게 여겨졌고 오늘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도 더해졌다.




 절벽에 세워진 극락전은 아래로 길게 내려앉았고 색이 밝아 절 분위기가 달라 보였다.

보리암은 낙산사 홍련암, 강화 보문사와 더불어 3대 기도처란 말을 들었으니 이쯤에서...

어느 곳에 가서 빌어야 할지 서성거리다 잿빛 옷을 입은 아저씨께 여쭈었더니...




 보광전으로 들어가라 알려주셨다. 삼배를 하며 한 가지만 빌었다.

해설사님이 딱 한 가지만 소원을 빌어야 이루어진다며 어떤 처자가 잘 생기고 돈 많고 키 큰 사람을

만나게 해달래서 세 가지라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우스갯소리에 명심했다.^^




 범종각 뒤쪽으로는...




 석불전이 보여 다가갔더니 동굴 속에 부처님이 계셔서 햐~~ 절이 참 아기자기 하구나!




 해수관음상으로 향하며 작은 삼각형의 소치섬과 상주해수욕장의 하얀 모래밭을 상상하고

옹기종기 내려다보이는 마을 풍경에 감탄하다가...

 



  관음상 앞에 섰더니 이 또한 얼마나 수려하던지, 왼쪽의 일월봉과 화엄봉은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었고

관음상의 미소와 석등, 삼층석탑 등이 탑돌이 하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었다.

배꼽 인사에 머리를 숙이고 요즘 平山 사는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렸다.

그리고는 어디로 가야 할지 당황했었다. 버스 타는 곳까지 돌아가는 시간만 남는 것 같은데...

정상은 15분 걸린다지, 아래쪽으로 근사한 곳이 있다지...ㅎㅎ

 



 그래서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일행이 보이는 밑으로 바쁘게 향했는데

이상한 바위들이 여러 겹 얽히며 저쪽 세상을 조금 보여주기도...

 



 이런 곳도 있다며 손짓하기도...




 말끔한 창으로 바다를 보여주어 신비롭기도 하였다.

쌍홍문이란 곳이었는데 두 개의 동굴을 따로따로 봐서 그렇지 이곳에서 몇 발자국만 내려갔으면

왜 쌍홍문인지 저절로 알았을 텐데 멋있다 생각하고 그냥 올라와 아쉬웠다.

정상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해서 밑으로 향한 것이 잘했다 싶더니 봉수대만 덩그러니 있다나?

아니, 봉수대 있음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래, 다음에 다시 오자...ㅎㅎ...'




 암튼,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30분이란 시간의 귀중함을 깨닫기도 했다.

밑에서 올려다 본 해수관음상은 이런 절벽에 서있음을 알았고...

 



 극락전 밑으로 화살표가 보이는 계단을 오르면 이성계(1335~ 1408)가 100일 동안 기도를 올려

조선왕조 개국에 성공했다는 '이태조기단'이 있으니 다음에 오게 되면 완전한 쌍홍문과

정상의 망대와 더불어 들러야겠다. 바래길과 보리암을 정리한 후 남해가 더욱 아름답게 다가왔다.






 2019년  12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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