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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첫눈 도봉산 산행!

평산 2019. 12. 24. 12:06

 올해는 산이라고 간 게~~ 기억나지 않는다.

뒷산에만 올랐고 여행이나 가면 다른 길을 걸었을까 일부러 산을 찾지 않았다.

무릎을 아껴야겠다는 생각과 혼자서 갈 정도로 산이 그립지 않았다.




 그런데 산에 가자고 2년 만에 연락이 왔다.

안내하는 입장이라 둘레길이라도 갈까 했다가 도봉산에 안 가봤다니 모험을 하기로 했다.

춥지 않게 모자와 얇을 옷을 여러 겹 입고 오를 수 있을까 걱정도 하면서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일찍 출발했다면서 약속 장소를 못 찾아 결국 전화가 있어 만날 수 있었다.


 서둘렀지만 아침을 먹고 가서 여유였으나 친구는 얼마 못 가 밥을 먹자고 했다.

빵 먹고 왔다더니 길을 헤매며 속이 허허로운 듯하였다.



                                                       

 전에도 산악구조대는 있었을 텐데 건물이 좋아져 몰라봤다.

경치가 좋아 전망대와 비슷하였고 식탁이 있어서 영하의 날씨였지만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다.

날이 흐려 밑의 세상은 보이지 않았는데 400m 높이에 눈이 오는 둥 마는 둥 날리기도 했다.

구조대 대원들은 외근을 한다 쓰여있었으나 유리창 너머로 사람이 보였다.




 위로 오를수록 기온이 내려간다더니 바람이 거세지고 눈발이 심해졌다.

펄펄은 아니고 싸락눈 비슷하게 내려서 비가 아니면 걱정 없다며 첫눈에 기분 좋았다.

2년 전에도 눈이 온 다음날 이 친구와 산행했었는데 이상하게 눈하고 인연이 있었다.

모자를 썼으나 눈이 들어올까 중간에 껴입은 바람막이 모자를 덮어썼더니 바람도 막아 포근했다.




 바위들만 무성한 곳에 멋진 소나무가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가파른 곳이라 머리를 땅으로 향하고 걷기 마련이어서 허리를 잠시 세우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700m 고지에서 무엇을 먹고 자랄까, 신선한 공기와 바람을 먹고 서있나!

 



 왼쪽으로 자운봉(740m)을 끼고 정상이 보인다.

그동안 봉우리가 더욱 위로 솟았나 올라가는 길이 오늘따라 가파르게 느껴졌다.

어떤 구간은 새롭게 계단을 만들어 살려주었다 싶다...ㅎㅎ...

거센 바람에 옷깃을 한껏 여미고 우리가 올라온 길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걱정되었다.

우리도 건너편으로 내려가려니 비슷하겠지만 좀 더 너그러운 길이길 바랐다.



 

 주말이라 사람들은 제법 많았는데 정상에서 몇 분 서있질 못하고 신선대는 다음에 오르자며


 


잠시 밑으로 내려갔다가 고개까지 올랐더니...




 포대능선에서 내려오는 길과 마주쳤는데 위험해서 천천히를 강조했다.

오래된 등산화 대신 트래킹화를 신고 간 것이 바닥이 튼튼해서 잘했다 싶었다.




 내려오는 길은 경사도가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조금 부드러웠고 바람이 없어 아늑했다.

바로 옆 길이라도 그랬던 것이다. 예전에 이 길이 재미없다고 우이암으로 돌아가다가

너무 길어서 지쳤던 기억이 지나갔다. 사과 한쪽씩 먹고 일어섰는데 내리던 눈은 힘을 잃고 있었다.




 마당바위까지 내려오니 이제 안심이다.

이곳은 석양 무렵 하산한 사람들이 햇볕을 받으며 남은 과일이나 간식을 먹는 곳인데

날이 흐리고 해발고도가 낮아져 눈 대신 비에 젖어서 제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수묵화의 가장 뒤편으로 뾰족 솟은 우이암이 반가웠고 발이 땅에 닿으니 눈이 왔는지 비가 왔는지

전혀 흔적이 없어서 무릉도원에 다녀온 듯 신비로움을 느꼈다.


 친구는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바로 실신했다는데...ㅎㅎ...

생각보다 편안해서 다행이었다.






 2019년  12월  2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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