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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은 좀 차가웠으나 날 좋으니 기억을 더듬어 나가봅니다.

어느 길로 해서 가는 것이 쉽고도 경치가 좋을까!

마실 따뜻한 茶 준비했고요,

쑥떡 3개도 넣었습니다.




 햇볕 쬐는 것도 소중해 모자는 챙겼지만 쓰진 않았어요.

더불어 책 읽기가 잘 되는 요즘입니다.

 '독일인의 사랑'을 다 읽었고 '빠빠라기'에 들어갔습니다.

형광증 불빛보다 햇볕이 눈에 덜 피로했어요.

보이는 의자마다 기웃거렸습니다.




 적당히 그늘진 이곳이 괜찮을 것 같아 1시간여 머물렀습니다.

 '빠빠라기'는 사모아섬에 살았던 추장이 유럽의 문명사회에 갔을 때 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한 책인데,

별안간 웃음이 나와 여러 번 뿜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가을날 친구들과 앉았던 자리에

찾아가 보고 싶어 일어났어요.




 햐~~~

진정한 봄날입니다.

비비추가 신이 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어요~~~ ♬

이 봄날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가슴 벅차며 싱그러웠습니다.



 

 그늘이 하나도 없는 자리입니다.

디가 이제야 올라오며 바람은 여전히 차갑게 느껴졌어요.

온전히 햇살을 받는데도 그래서 스카프 꺼내 목에다 두르고 따뜻한 차 한잔 따랐습니다.

책 읽다 얼굴을 들어 해님과 눈 감고 마주하기도 했어요.

고개를 젖혀 주홍빛이 눈꺼풀에 가득할 때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지요.

차차 사람들이 늘어 연인들 행복해하는 웃음소리도 들렸습니다.




 일어서려니 등 뒤에서는 춤을 추고 있었지 뭐예요?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아 전혀 몰랐는데 연습이 아니라 촬영하는 모습이었어요.

발랄하며 넓은 잔디와 햇살에 젊음이 가득했습니다.

머물다 가는 것도 행복했는데 멋진 볼거리였어요.




 소나무 군락에서는 어떤 여인이 이리저리 나무를 옮겨 잡으며 사뿐사뿐 움직였습니다.

혼자서 무슨 연습을 하는가봅니다. 얼핏 나무가 남자의 역할인 듯 보였어요.

방해될까 봐 가까이는 못 가고 길을 바꾸니 이런 근사한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바위와 연노랑 개나리가 어우러져 선경(仙境)을 보는 듯했어요.




 파란 하늘과 여린 노란빛!

담쟁이가 나왔으면 더욱 화려했겠지만 정갈한 미는 부족했을 거예요,

뿌리의 얽힘이 힘차며 하나의 작품으로 보였습니다.




 모퉁이를 지나 문으로 나가려는데 또다시 넓은 공간이 있어 들어와 봤습니다.

벚꽃이 피기 시작해 조금이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모조리 폈을 때보다 아름다웠습니다.




 생각은 없었으나 떡을 싸왔으니 조금 앉았다 가자 했습니다.

붉은 결명자 차도 꺼냈고 책을 다시 폈지요.

바로 옆에 절이 있었는데 마당이 예쁘고 아늑하여 다음에 구경 가봐야겠다 합니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갈까 하다 다시 걸었습니다.

오던 길보다 멀게 느껴졌으나 사람들을 적게 만나 잘했다 싶었다지요.





 2020년 3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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