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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내내 비가 온다고 해서 약속을 취소했는데 비는 오지 않고

회색 구름이 걷히면 하얀 구름이 나타나고 사이사이에 파란 하늘이 변화무쌍하여

걷기에는 좋을 것 같아 떠난 곳이 의릉이다.

 

 버스를 타기 위해 신호등 건너려고 잠시 기다리던 중 입장료를 내려면 현금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도로 집으로 돌아오다 마트 앞에서 옥수수, 참외, 양파를 들고 왔더니 벌써 땀이 나

베짱이처럼 쉴까 갈까 말까를 망설이며 시계를 보니 오후 2시가 조금 못 되어 

5시까지는 입장하겠지 다시 나갔었다.

 

 

 

 6호선 돌곶이역에서 내린 후 팻말이 하나 보였는데 그 후로는 표시가 보이지 않아...

세계유산이 맞는지 의심스러웠으며 동네 주민들께 물어물어 15분 정도 걸었을까?

업적이 많은 임금들과 비교되는구나 싶었다.

 

 

 

 조선왕조 임금의 능은 거의 다 가보고 이곳과 헌인릉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태껏 다녀온 곳들은 매표소에서 숲길을 한참 걸어야 비로소 능이 나왔는데...

이곳은 들어가자마자 홍살문과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정자각이 보였다.

 입구의 다리가 금천교다.

 '금천'은 '건너가는 것을 금하는 시내'의 뜻으로 

금천교 건너편은 특별한 영역, 즉 임금의 혼령이 머무는 곳임을 일컫는다.

 

 

 

 능 오른쪽에 무덤 주인공의 표석을 놓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세운 비각이 있으며

 

 

 

 붉은색 글씨로 쓴다고 하나 현재는 거의 지워진 상태로

하부에 받침돌이 있고 위에도 화강석으로 다듬어 올려놓은 모습이었다.

비각의 상부는 창살을 내어 바람이 통하게 하였으며 

 

 

 위로는 올라갈 수 없어 이 정도만 구경해야 했다.

경종은 숙종과 장희빈의 아들로 태어나 1690년 왕세자로 책봉되었고 1720년 왕위에 올랐다.

자식이 없어 이복동생 영잉군(후에 영조)을 왕세자로 정하여 이로 말미암아 

노론과 소론이 치열하게 대립되고 재위 4년에 37세로 세상을 떠났다.

오른쪽에 있는 능이 경종의 능이며 아래쪽이 선의왕후의 능이다.

연둣빛 잔디에 상쾌하고 평화로웠다. 

 

 

 

 옆으로 보리수 한 그루가 시선을 끌었고...

 

 

 

 정자각 왼편으로 자리를 옮기자,

제를 지내고 축문을 태우는 '예감'이 보였는데...

왜 오길 망설였을까 싶은 만큼 우리의 문화유산과 주변의 환경이 훌륭하였다.

특히 임금의 능은 곡선이 완만하며 부드러워 참 곱다.

 

 

 

 정자각 위 바닥과 밑의 박석 구경을 끝으로...

 

 

 

 능 뒤로는 천장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았다.

 

 

 

 숲으로 들어가니 혼자서도 잘하고 있다고

파란 하늘이 다시금 나타나 응원해주었다.

 

 

 

 계단이 어째 으스스하다가...

 

 

 

 데크길과는 다르게 이런 나무 길로 변하더니...

 

 

 

 커다란 바위가 나오자

 

 

 

 시멘트길로 바뀌었는데 숲이라 살랑살랑 바람 불어 제법 시원하였다.

올여름 매미소리를 이곳에서 처음 들었다.^^

 

 

 

 가다 보니 잠실 최고 빌딩도 보이고...

 

 

 

 북쪽으로는 인수봉, 만경대, 백운대 등 볼거리가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길이 하늘에서 뚝 끊어져 보였다.

  '어라?'

 

 

 

 평평하고 조금은 시시한  정상이 나타났으며 올라온 뒤편으로는 수락산과 불암산이 보였다.

조금 앉아서 쉴까 하는 순간 어떤 아저씨가 나타나 쉬었다 가라고 말을 건네서

한적한 곳이라 아래로 내려가 쉬려고 그냥 내려왔다.

 

 

 

 왕릉 오른쪽으로 올라 산 정상을 밟고 왼쪽 길은 막혀있어서 

다시 되돌아 현 위치로 이동하였고 매표소로 내려와 끈적한 손을 씻고는 개운한 마음에

 

 

 

 저기 보이는 의자에 앉았다.

코로나로 문을 닫았다 22일에 다시 열었다는데 참 잘한 일이었다.

도시에서 답답함을 다소 풀 수 있으니 말이다.

 

 

 

 젊고 푸른 마당에서 꼬마들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심신이 약했던 경종에 대해 알아보며 

졸졸졸 개울 물소리에 시 몇 편으로 장마를 즐기고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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