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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망태버섯과...

평산 2020. 8. 7. 11:39

 비가 잠시 멈춘 사이에 다림질을 하고 밖으로 나가봅니다.

실내에서만 왔다 갔다 했더니 다리가 부자연스럽습니다.

몇 군데 기름칠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나오길 잘했다 했지요.

 

 

 혹시 많은 비에 변화가 있을까 전화를 들고나갔는데...

반 바퀴 돌 동안 물소리 들리는 것 이외에는 별다름이 없었어요.

그래서 괜히 마른 가지 꺾어주었던 국화를 만났습니다.

녹지 않고 소담스럽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

일기를 쓰고 있는데 창가에 매미가 와서 웁니다....ㅎㅎ

꼬리를 힘차게 읊조리며 비가 와서 혼났다고 합니다.

가까이 가면 도망가니까 멀리서 보고 있는데 매미가 저를 보러 온 것도 같아요.

서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움직이는 동안 햇볕이 잠시 나와 감동받았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햇볕이었네요?

기념으로 옆에 있는 풀을 남겨봅니다.

 

 

 그리고는 망태버섯을 만났습니다.

별다름이 아니라 특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작년에 처음 대했고 새벽에 나온다니 필 때 만나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버섯이 비교적 크고 색이 뚜렷하여 발견하긴 쉬운데 오늘에서야 보여줍니다.

빗소리에 홀씨가 깨어났을까 반가워서 자꾸 바라봅니다.

형태가 잘 보존되어 기뻤습니다.

산책 나온 보람이라 느껴졌어요.

 

 

 치마를 입고 춤을 춰보라며 일으켜보려고 했어요.

향기가 훅~ 피어났고 이미 분해자들이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지나는 이가 있으면 이야기해주고 싶은데 아름다운 버섯을 두고 가자니 괜히 아까웠어요.

영화 한 편 본 것보다 좋았습니다.

 

 

 그리고 온갖 버섯이 보이는데 그중에서 제일 실한 버섯이었어요.

영지 같은데 마음껏 크라고 눈으로만 구경합니다.

버섯이란 것이 어렵잖아요. 

 

 

 매미 허물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마음이 급했을까 사방에 소리가 우렁찼지요.

나무에서야 안전하게 허물 벗었겠는데 작은 무궁화 잎에서도 다닥다닥 붙어있었습니다.

비 그치길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어제 강의에서 들었듯 예쁜 매미 말고 예쁜 말(?)을 쓰는 매미 만나길 바라봅니다.^^

 

 두 시간 가까이 걸었더니 다리가 한층 부드러워졌어요.

허나 모기가 배가 고팠는지 멈췄다 하면 주사를 놓아 곳곳이 붉어졌습니다.

긴 팔 긴 바지를 입었어도 말입니다.

그리고는 비가 다시 와서 우산 쓰고 내려왔지요.

좋은 구경 해서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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