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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이럴 줄 몰랐지!

평산 2020. 8. 16. 13:39

 일기예보를 몇 번 들여다보고

서쪽 하늘을 여러 번 응시하다가

우산을 들고나갔다.

 

 

 

 

 비 올 확률이 낮아

온다고 해도 얼마나 오겠냐며

1층에 내려갔더니 그 사이에

비실비실 비가 오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좋지!'

우산을 쓰고 천천히 뒷산으로 향했다.

 

 정상에 올라 둘레길에 접어든 지 얼마 지나자

점점 비가 굵어지고 있었다.

끝나가는 장마라더니

하늘이 까맣지도 않았건만

급기야 장대비로 변하여 

장딴지까지 흙이 튀고 있었다.

 

 가까운 정자가 있으면 피했다 갔을 것이다.

이럴 줄 모르고 나온 또 다른 사람들

서로 민망한 듯 얼굴 못 보고 지나고

우산을 챙기지 않은 사람은 바삐 내려가고 있었다.

어떤 아저씨는 비가 휘몰아치자 

우비를 그 와중에 벗어 다시 정비하는데

긴 장마에 습관처럼 비는 이제

제 세상을 만난 줄 아는 모양이었다.

  '쏴아 쏴아~~~ '

제대로 걸린 것이다.

 

 '길을 걸으며 입속으로나 노랠 했었지'

 '이 기회에 두려움도 이길 겸 목청껏 불러보자!'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

 "당신이 떠나시던 그 밤에 이렇게 비가 왔어요!"

 

 아~~

그랬더니 며칠 전 누군가가 스치며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을까?

그 향기에 맞서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요."

일찍이 지나간 일들에...  

너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올라가지 않는 부분은 되돌아와

몰아치며 빗속을 갈랐다.

 

 음은 점점  산봉우리로 치닫고

누가 들을 걱정스러움 없이

불어나는 흙탕물 요리조리 피하며

마음껏 토해냈더니

그랬더니...

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세찬 비에 나의 온갖 찌꺼기가

너마저도...

후련하게 떠내려가는 게 아닌가!

느닷없는 당황스러움이 노래를 만나 

시원함으로 바뀐 날이었다.

 

 

 

 

 

 2020년  8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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