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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눈이었을까!
싸락눈이 살포시 왔었다.
시루떡 한 켜의 떡가루만큼 이었다.
바람은 잔잔한 편이었으나 산마루에 오르니
발자국 지나간 자리만 남기고
나머지 눈은 날아가버린 예술작품을 대할 수 있었다.
바닥이 짙은 초록이라 더욱 선명하게 나타났다.
자세히 볼수록 빠져들었는데...
자연과 인간이 만든 하얀 발자국이었다.
참나무 잎이다.
잎만 쌓여 있을 때보다 보일 듯 말 듯 아름다웠다.
뭐 하나 걸치고 있을 때가 보기 좋은 것이다.
발디딤이 부드러운 소나무 잎이다.
바스락거리는 참나무 지날 때도 급해보았고
소나무 밑에 앉아 지그시 눈 감은 적도 있는데
소리 없어 얌전하고 편안했던 소나무 밑을 잊을 수 없다.
여인의 발자국도 남겼다.
오(O) 다리를 경계하며 일자로도 걸어보는 것이다.
五感을 버리고 뒤로도 걸어 균형이 어떨까 체험해보니
잘 가다가 끝 무렵에 몇 번을 왼쪽으로 휘었다.
오른 잡이라 그럴까!
일 년에 한 번은 꿩을 만났는데 요즘은 못 봤다.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을 때 홀연히 나타나는 것이다.
소리보다는 꽁지깃이 길어 발견했으나
발이 작아 산비들기 아닐까 싶다.
또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는 이 그림은?
신이 난 귀여운 바둑이 발자국이다...ㅎㅎ
다리가 네 개여도 나름 일정한 움직임이 있을 텐데
여러 마리가 지나간 것처럼 어지럽긴 하나...
올록볼록 앙증맞은 국화빵을 닮았다.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2021년 2월 24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