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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천 여행을 신청했다가 연락이 없어 떨어진

알고 있다 하루 전날 소식이 와 급한 마음으로

떠나게 되었다. 사연이 어떠하든 올 들어 서울을 떠난

것은 두 번째로 몇 번 다녀간 호로고루성이지만 

낯선 공기에 새로운 배경들이 펼쳐져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지도를 봐야 성(城)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삼각형으로 생긴 성의 뒷면으로 남벽과 북벽이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현무암 절벽이어서 지형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성임을 알 수 있다.

 

 

 

 

 성을 올라가 보기 전에 임진강이 궁금하여 

내려다봤더니 보랏빛 엉겅퀴와 노랗고 잔잔한

씀바귀 꽃이 햇살에 한참 나른한 강물을

생기 있게 해 주었다.

 

 

 

 계단을 이용하여 높이 약 10m인 城에 올랐다.

삼각형 지형이 확연하게 보이며 꼭짓점의 양쪽 벽이

수직 절벽이라 비교적 쉽게 적으로부터 방어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호로고루'란

일대의 임진강을 삼국시대부터 호로하(瓠蘆河)로

불렀던 데서 유래되었단다.

 

 

 

 돌아서서 성의 앞쪽 면을 바라보았다.

우선 발아래 잎이 넓었던 식물이 인상적이었다.

언덕이라 바람 불고 아침 저녁으로 차가울 텐데

일부러 심어 놓은 듯 무리 지어 싱그러웠다.

시선을 멀리하니 푸른 들판에 두 갈레 길이 한가롭다.

군사지역이라 개발이 어려운 연천이라는데

개발이 없어 찾아오는 손님이 많을 듯하였다. 

 

 

 

 성을 내려오며 바라본 북벽의 모습으로 

물 있는 곳까지는 가파른 지형이었다.

예전에는 주위에 축사가 있어 냄새가 고약했다는데 

뱀 잡다가 성이 발견된 이후에 깨끗해졌다고는 하나

갇혀있는 물인 듯 하루살이가 많았다.

 

 

 

 성의 안쪽 삼각형 지형은 옹기종기 토기 풀들이

뽐내고 있었다. 발굴조사 결과 이곳에서 고구려와

고려의 건물지가 있었으며 우물과 고구려 토기,

벼루, 기와가 출토되었단다.

 

 

 

 시간이 넉넉하여 운동도 할 겸 성의 동쪽을

임진강을 따라가다 이리저리 걸어보았다.

강가의 나무들 수령이 오래되어 보였으며,

 

 

 

 나무 한 그루에 넓은 잔디밭도 보기 좋았고

 

 

 

 보리밭 뒤에는 해바라기를 심어...

작은 모종들이 가을을 대비하고 있었다.

이곳의 가을은 해바라기가 있어 더욱 유명해졌는데

어떤 분이 된장국 끓여 먹는 아욱 아니냐고...ㅎㅎ

 

 

 

 보리를 수확하면 그 자리를 포함하여

모조리 해바라기를 심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걸으면 비로소 보인다더니 알려줘서

고맙다며 연신 인사를 하셨다.^^

 

 

 

 보람을 느끼며 다시 보리밭을 지난다.

움직이며 다른 방향에서 호로고루성을 바라다보고,

 '너 때문에 보리까지 만날 수 있었구나!'

 

 

 

 청보리에 바짝 다가가 싱그러움을 맛봤다.

이맘때쯤 봄소풍 갔던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고...

햇살에 얼굴 붉어졌어도 행운을 얻어 이곳에

서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2022년 5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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