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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한 날 화창하진 않았다.

걷다가 눈발이 날리기도 했는데 비가 오지 않은 이상

이런 변화를 볼 수 있어 불안하긴커녕 좋았다.

우산을 가져왔으니 비 와도 쓰면 되는 것이고,

화계사 일주문에서 만나 그윽하고 푸른 소나무

군락에 역시 북한산 자락은 웅장하였다.

 

 

 어느 동네인가 숲속 음악회라도 열리는

장소인 듯 의자가 솔밭에 둥그러니 모여있었다.

날 따뜻해지면 도시락 먹기 좋겠더란다.

 

 

 자락길도 있었다. 산자락은 어디든

자락길이 될 수 있지만 특정지역에 붙는 이름인 줄

알았는데 휠체어도 갈 수 있게 경사가 완만한

지역을 지나며 약속한 한 분이 오지 않아 전화를

여러 번 했어도 소식이 없어 어째 이런 일이?

 

 

 이런 표시를 처음으로 만나 집에 와서 보니... 

참으로 친절한 이정표였음을 알았다. 지금 지나는 곳에서 

넙데데한 북한산 전체 둘레에 걸리는 시간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정릉 주차장까지 2시간여 걸었을 것이다.

 

 

 흙길이며 조붓한 길에서 그녀와 셋이서는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있었다. 산책 20년에 동네 사람들과

친구를 만들지 않고 지냈는데 그녀도 나름 조심스럽게

살다가 얼굴 마주한 지 짧은 시간이라서 알아가는

시간이 되며 궁합(?)이 제법 맞는다 싶었다... ㅎㅎ

 

 

 각자 알아서 간식을 싸 오기로 했어도 물이나

한 모금 마셨을까, 을씨년스러워 의자에 앉기

어설퍼서 두런두런 계속 걸었다. 

 

 

 예전에 없었던 구름전망대에 올라보았다.

높지 않았어도 보이는 풍경이 시원스러웠다.

우이동 방면은 구름에 휩싸여 있었고...

 

 

 

 오른쪽으로 우리 집 방향도 찾아보았다.

북서울꿈의 숲과 유명산, 용마산, 검단산 자락이

구름 아래 있다고 하여 모조리 찾아보았다.

 

 만나지 못한 분과는 뒤늦게 통화가 되어 저녁을 사주겠단

이야기에 마땅히 앉을 곳을 찾지 못하고 이왕 내려왔으니

점심을 사주시라 해서 늦은 점심을 먹고 찻집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눈까풀이 무겁게 졸음이 왔다.

전날 늦게 잔 것도 영향 있었을 것이다.

 

 

 참다 참다 다시 눈이 커져서 좀 더 시간을 보낸 후 

집에 돌아왔는데 씻고 나서 책상에 앉으니 허리가 

펴지질 않고 자꾸만 깔아져 잠시 후 저녁해야 한다며

신문을 들여다보고 버티기를 하다 결국 눕고 말았다.

 

 무엇에 깜짝 놀라 눈을 떴더니 어떤 남자가

앞에 떡 버티고 쳐다보는 것이어서, 아~~~ 누구지?

꿈인가 현실인가 저녁인가, 아침인가 혼돈 속에 

입에서 저절로 어~~~ 억 놀라는 소리가 나왔다...ㅎㅎ

왔다고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자 그 남자도 놀라

어디 아픈가, 119를 불러야 하나? 이런 일이

없어서 당황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잠시 곯아떨어졌을 뿐 별일 아니었다.^^

 

 

 

  2023년 2월  2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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