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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반짝 소나기가 내려...

평산 2023. 4. 21. 00:27

 미세먼지에 답답해도 나갈 생각을 못하다.

언뜻 밖을 보니 예보에 없던 소나기가 내렸나 땅이

젖어 있어서 이때다 하고는 밖으로 튀어 나갔다.

잠시 비 내린 덕분에 공기가 상큼해져 기분이 날아올랐다.

며칠 못 나온 사이에 참나무 잎이 넙데데해지고

연한 연두잎 맛있다고 벌레가 포식을 해서 구멍이

숭숭 나있었다. 모두 열심히 사는 것이다.

 

 

 흐림이었다가 둘레길에 접어드니 

햇빛이 찬란하여 나오길 정말 잘했다 싶었다.

청량함을 마음껏 들이쉬는 것이다.

 

 

 병꽃나무, 애기똥풀, 염주괴불주머니, 색색의 철쭉과

황매화, 팥배나무군락의 꽃들이 벙그러져 달달하면서도 

지린 듯한 향기가 숲 속에 가득하였다.

 

 

 이런 날은 혼자 오는 것이 숲의 온전함을 느낄 수

있어 행복이 너울너울 밀려와 저절로 오며 가며 외웠던

詩들을 소리 내어 낭독해 보고 희미해진 가사의

노래를 흥얼거려 봄도 좋았다.^^

 

 

 나무의 존재를 몰랐다가 꽃을 보고 걸음을 멈춰

아름다움에 취하기도 했다. 야생 사과꽃의 일종인가?

산사춘보다는 꽃이 크고 순했으며 부드러웠고

늘어짐이 기품있으며 주렁주렁 탐스러웠다.

내 너의 열매를 눈여겨 보마!

 

 

 조붓한 숲길에 애기똥풀도 사랑스럽다.

노랑의 작은 꽃들이 곳곳에 희망을 심어 놓고

발걸음 지날 때마다 방긋방긋 웃어준다.

 '햐~~~ 반갑다, 반가워!'

 

 

 느림보 아카시는 이제야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한눈파는 사이에 향기를 뿜으니 연이어 와 봐야겠지!

산을 내려갈 때쯤에는 기온이 다시 오르고... 

미세먼지가 부풀었으니 소나기 덕분에 사이시간을

즐겁게 운동하며 연두빛 숲을 누리고 다닌 셈이다.

나의 삶 옆구리 부분이 조금 더 순화되었다.^^

 

 

 

 

 2023년 4월  2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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