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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오해였구나!

평산 2023. 6. 17. 13:28

 아파트 현관 자동문이 가끔 날 거부하는 듯하다.

열리지 않을 때가 종종 있으니 말이다.

움직임 감지하는 곳을 피해서 걷고 있을까?

뒤로 갔다 앞으로 몇 번 움직이면 열리긴 한다만...

 

 며칠 전 쓰레기를 버리려고 힘껏 채워 내려갔는데

또 문이 열리지 않아 앞 뒤로 왔다 갔다 하던 중...

들어오려고 밖에 서있는 아저씨를 발견하였다.

'우리 옆집 아저씨 같기도 하고?'

 

 어두운 안경에 마스크를 착용하여 옆집 아저씨였다가

어떻게 보면 아니신 것도 같은데 문이 열리자 

 "무거워요?" 하고 말을 건네셨다.

 "아니요, 문이 바로 안 열릴 때가 있더라고요."

 

 그리고는 2분 정도 걸려 버리는 곳까지 다녀오니,

(아직 현관은 들어가지 않았음)

엘리베이터에서 여러 명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아까 그 아저씨가 현관 바로 안쪽에 서계셨다.

보통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내리자마자 타질 않나!

 

  '어? 혹시 날 기다리셨나?'

  '왜 기다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 밖에서 기다리며

그냥 있기는 어색해 괜히 나무에 걸린 마른 잎들을 떨궈

시간을 벌고 있는데 아까 그 아저씨가 올라가지 않고

다시 현관문을 열어 내다보는 것이었다.

 

 '기다리신 것이 맞는구나!'

 '우리 집을 알아두려고 그러나 봐.'

 '요즘 묻지 마 사건들이 많으니 조심해야지!'

 

 그렇다면 나는 더 시간을 끌어야겠어서

현관이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왔다 갔다 5분 정도

더 있다가 현관문을 열었는데, 세상에나~~~

엘리베이터가 우리 층에 멈춰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바로 옆집 아저씨였던 것이다. 

 

 번호를 누르거나 키를 대야만 현관문이 열리니

쓰레기 버리고 얼른 오겠지 하는 마음에 

배려차원에서 열어주시려고 기다리신 것 같은데 

생각이 앞서 갔구나 싶어 부끄러웠다.

 

 애초에 마스크와 까만 안경으로 옆집 아저씨인가

아닌가 헛갈렸지만 마스크도 하지 않은 나였으니

알아보셨을 텐데 괜히 기다리다 민망하셨겠구나 싶었다.

다음에 만나 뵈면 이런 사연은 나만 알고 있고

인사나 잘해야지, 뭐~~~ ㅎㅎ

 

 

 

 

 2023년 6월  1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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