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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 고사리 꺾으러 못 가고 

날짜가 뒤로 미뤄지면서 이제야 오게 되었다.

날 더우면 누구네집 가는 것도 민폐라는데...

망설여지다가 가고 싶다가 더 나이 들면 이런 날이 

그리울 것이란 친구 의견에 기꺼운 마음으로 변했다.

 

 터미널에 우리를 맞이하러 온 친구!

가끔 서울로 올라와 만나기도 하지만 참 반가웠다.

하룻밤 자고 가는 것은 나뿐이어서 반찬에 신경 쓰지 말래도 

커다란 완두콩 밥에 보이는 나물만 8가지로 각각

향과 식감이 다르며 속을 편안하게 해 주더니...

무쇠고깃국과 골고루 어우러져 장 청소를 한 셈이다.

 

 

 집에 있어도 시원하고 좋았지만 가까운 호수에 나가

커피 한 잔 하고 바람 쐬고 오자 해서 시골풍경을

마주하며 예전에 갔었던 천장호를 지나

요번에는 새로운 '칠갑호'로 향했다.

 

 

 청양집도 카페와 같아 밖에서의 커피는 사치 아닌가

했으면서 도시의 어느 찻집보다 잘 꾸며져 있었고

주변 경치가 좋아, 이러니 나올만하구나!

가잘 때 잔말 말고 따라와야겠네! 하였다.

 

 

  서울서 같이 내려간 친구 하고는 버스에서 내내 

서운했던 감정의 의견을 나누어 속을 비우기도 했다.

미안해서 말하지 않았다는데 원래 여고동창 4명이서

지내기로 해놓고 한 사람만 남으면 마음이 좋겠는가!

 '너는 친하니까 혼자 남아도 좋지 않으냐!'

무슨 논리가 그런가 싶어 의견이 오고 간 것이다.

 

 하지만 찻집에서는 좋은 이야기만 나누었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호수 주변을 걷는다기에 근처를 먼저 돌아보기로 했다.

농부들은 전날 비가 많이 왔다가 반짝 개어서

식구들이 모두 나와 돕는 모습이었다.

 

 임자가 있을까, 길가의 개복숭아와 꾸지뽕이 익어가고

고개 숙인 얼굴 큰 해바라기가 정겨웠으며 청양에서

유명한 구기자는 쭉쭉 아래로 향하며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야 물소리길에서 먹어봤지만 산딸기를 먹고 싶다 

노래를 불렀는데 가는 길에 자꾸 보여 익은 것은 모조리

따먹으며 지났다. 시골사람들은 보고도 시큰둥했어서

산딸기가 고마워했을 것이다...ㅎㅎ

 

 

 장마철로 날이 흐렸지만 비가 오지 않아 

산책하기 좋아서 행운이라 생각되었다.

 

 

 벚나무 옆을 지나며 새까만 버찌도 따먹고,

 

 

 호숫가의 모기는 쏟아지는 비에 굶주리고

숨어 있다가 사람 구경 할 수 없던 이곳에 나타났으니

산딸기 거저먹은 만큼 우리는 내줘야 했는데

집에 도착할 때까지 가렵지는 않아 몰랐었다.

 

 

 그리운 님 얼굴이 어른거릴까!

하염없이 굽어 멋스러운 소나무를 뒤로하고 

 

 

 집을 100m 앞뒀을까 그녀의 텃밭에 들렀다.

가지나 방울토마토 익은 것은 수확하여

돌아오는 즉시 싱그런 맛을 봤으며 아마 모기를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물렸을지도 모른다.^^

 

 

 단호박이라는데 그냥 호박과 구별할 수 없었고,

직접 재배한 것이라 먹기 아깝게 보였으며

 

 

 알록달록 수박덩굴이 뻗어나가는 모습과 

줄기 달린 참외가 사랑스러웠지 뭔가!^^

 

 

그리고는 산자락 예쁜 집에 도착하여 운동했다고

맛난 빵과 수박을 잘라먹으며 모기약도 바르고 

저녁으로 특별식 연잎밥을 먹고는 갈 사람은 가고

남은 여인들은 재미난 이야기꽃을 피웠다.

 

 도시와는 달리 시원해서 밤에는 창문을 닫아야 했으며

우리 집은 단골 모기가 소파 뒤에 숨어 있는데

현관 바로 앞이 정원이어도 한 마리 없어 신기하였다.

문득, 여름휴가 온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2023년 7월 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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