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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이 다소 늦은 친구가 이제야 대학입시를 마쳤다.

만나고 싶어도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니 연이은 행사에

아이가 셋이어서 꼼짝 못 하다 막내 입시가 끝났다고

창경궁에서 모처럼 시간을 가졌다. 밖에 나오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고 연신 싱글벙글한다... ㅎㅎ

궁이 넓어서 그렇지 찻집에서 만났으면 격앙된

목소리에 어쩔 뻔했나!^^

 

 왕과 왕비의 침소인 통명전을 지나 사도세자가 

태어났다는 만복헌 마당이 어쩐 일로 열려있어서

햇살 좋은 마루에 앉아 차 한잔에 이야기 나눌 때는 

조심스럽기도 했다. 우리가 앉아 있으니 한 무리가

더해져 커피를 마시고, 지나가던 어떤 여인은 당신의

이야기를 30분 정도 들려줘서 길에서는 모두 친구가

될 수있음을 실감했어도 시끄럽지나 않았을지...

 

 춘당지를 반바퀴 돌고 이어지는 대온실에 들어가 

영춘화, 동백, 백량금 빨간 열매, 진달래꽃, 돌단풍 등...

(꽃들을 보며 신세계를 만난 듯 이 또한 좋아함)

봄꽃들 풍성하게 구경하고 다시 호수로 나와 암수 사이

좋기로 유명한 천연기념물 원앙 노니는 것 지켜보다

궁궐을 거의 한 바퀴 돌았을 즈음 白松을 만났다.

 

 

 물가의 수양버들이 엷은 연둣빛을 띠긴 했어도

겨울 색이 가득한 뜰에서 백송의 하얀 가지는

오늘따라 멋스러우며 빛이 났다.

 "창경궁이 이렇게 좋구나!"

 

 모든 것에 감탄이 쏟아져 많이 웃었지만

끝없는 이야기에 넓은 궁궐이 좁게 느껴졌으며

결혼과 동시에 모시고 살아온 보기 드문 며느리라

열녀문(?) 세워주겠다는 우스갯소리가 오고 갔었다.

 

 시어머니께서 일주일에 한 번은 밖에서 점심

드시고 오시니 그날마다 만났으면 하는 마음을 비치길래

그렇게 자주면 서로가 바쁘다며 한 달에 한 번을

기약하고 창경궁에서 나와 늦은 점심에 종묘 담장을 따라

순라길에 올라 창덕궁 앞에서 茶 한잔 마셨는데

그동안 친구들 만나고 싶어 어떻게 참았을까 싶었다.

더불어 우리도 즐거웠으니 한 달에 한 번,

자주 볼 수 있도록 지키려고 해 보자! 

 

 

 

 

 2023년 3월  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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