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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물소리길 4코스

평산 2023. 7. 20. 11:47

(새로운 물소리길 4코스 지도로 쑥색을 따라감)

 2023년 7월 1일부터 물소리길이 재정비되었고 

코스가 조금씩 달라지며 9코스까지 늘었다.

물을 따라가는 길이니 장마철이라 조심스러웠는데

날씨 변화를 계속 지켜보며 약속한 날이 되자

전날 온 것에 비하면 소나기 정도나 올까 싶어

우산과 비옷을 챙겨서 길을 떠났다.

 

 

(기존의 물소리길 4코스 '버드나무나루께길')

 양평역 여행안내소에 들러 한강의 상황을 여쭙고는

가는 길에 인증이 필요하냐 묻길래 인증하지 않고 

다닌다니까 그럼 새로운 길 말고 기존의 4코스가 풍경이

좋으니 추천한다고 했다. 일명 '버드나무나루께길'로 

이른 봄 강가에 연둣빛 버드나무가 늘어지며 마음

설레게 하는 길이다.

 

 

 요즘 고속도로 내는 문제로 날마다 시끄럽더니

양평역이나 강 주변에 많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건널목만 건너면 남한강 상류 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자전거길 위에 있는 도로를 따라 걸었으며...

 

 

 온통 흙탕물로 수위가 최고치를 나타낸 날은 아니었다.

 

 

 갈산공원을 지나 새로 탄생한 길은 원덕역까지 거의 

직선으로 이어져 총 8.9km지만 우리는 강가를 따라

10.4km를 계속 걸어가야 했다. 가는 길에...

 

 

 전망대에 올라 강물을 내려다보는데 헉~

무서워서 덜덜덜 오금이 절였던 곳이다.

 

 

 '버드나무나루께길'과 어울리는 버드나무들이 

한동안 이어져 아름다웠으며 수량이 많지 않으면 

아래로 내려가 강물과 가까이 걸어도 되나 지금은 

중간중간에 흙탕물이 고여 길이 끊기는 모습이었다.

 

 

 안전하게 강물 위로 난 산책길로 걸어보는데

이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벚나무로 이어져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진단다. 물가로 걷지 않는 한 전체 길이중 8km가

넘게 벚꽃길이었을 것이다. 출발할 때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으나 1시간쯤 지나자 남한강과 초록의

싱그러움이 모두 우리 차지였다.

 

 

한 뼘 갤러리라 하여 몇 개의 미술작품이 보이고 

 

 

 2시간 가까이 벚꽃길을 걷고 있는데 승용차가 한 대가

다가오고 있어서 처음에는 별 사람이 다 있구나! 싶었다.

그동안 자동차는 한 대도 지나지 않았고 마라톤 경기가

이 길 위에서 진행되는지 바닥에 몇 km 인가 계속 숫자가 

올라가는 모습이었는데 속도를 전혀 내지 않고 지나가더니

얼마큼 지나자 뒤에서 보이길래 근처에서 볼일 보고 오시나?

그런데 20분쯤 지나자 다시 앞에서.... 다시 뒤에서... 

그러다 언뜻 차에 '양평군'이라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혹시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인가? 싶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름다운 길이지만 인적은

드물었으니 말이다.

 

 

 약 1시간 40분 걸었을 때 흑천교가 나타나 반가웠다.

물빛이 검게 보인다고 흑천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강폭이 넓었고 남한강의 지류로서 뒤쪽 산 밑의

여주에서 흘러오는 남한강과 합류하는 천(川)이다.

이곳에서 여주는 10km쯤 된다고 한다.

 

 

 이상한 식물이 보이면 참지 못하고 밭으로 내려갔다.

처음 보는 식물로 대단위 농사를 짓고 있었다.

같이 갔던 그녀가 검색해 보고 '우엉'이라 했을 때 

아주 커다란 무엇을 얻은 양 기분이 좋았다.

먹기만 했지 언제 이런 구경을 해봤을까!

이렇듯 자연공부는 걷기가 최고다.^^

 

 

 흑천 상류 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수영을 해서도 안 되는 곳으로

참고할 게 있어 물소리길 사이트를 들어가 봤더니,

2~ 5코스까지 비가 많이 와서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문구가 떠있었다. 그 후로도 며칠 비가 왔으니

이해가 가고 말고...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물소리길은 개발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일부러 

의자 놓은 곳이 없기에 앉아서 먹을만한 곳을 찾던 중

정원을 예쁘게 꾸며놓은 콘도를 만났다.

흑천 바로 옆에 있어 접근성이 좋았으며

덕분에 쾌적한 환경에서 찰밥, 콩밥, 미역줄기볶음,

오이김치, 마늘장아찌, 후식으로 체리, 키위, 오이 등

시장하던 참에 맛있게 먹었다.

 

 

 서울서 가까워도 콘도의 위치를 몰랐었는데

꽃길마저 잘 가꿔져 있어 그냥 지나칠 수가 있나?

 

 

 여러 개의 근사한 터널을 지나자...

 

 

 가을을 대비한 국화 비닐하우스를 만났다.

아저씨께서 친히 설명해 주시며 구경하고 가라고...ㅎㅎ

그러니까 정작 걷는 길이 3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이런저런 일들 만나고 구경하며 밥도 먹으니 별다른

식물채집이 없어도 4시간 40분쯤 걸렸을 것이다.

 

 

 키우던 박에 흠집을 내어 어린 싹을 심었더니

멋진 작품이 나왔다며 자랑하시고, 분재용 국화에

대한 설명과 일부러 뿌리를 길게 내려서 바위에 뿌리를

드러내는 국화 등 많은 꽃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머위까지 달린 모습에 햐~~~

가을이면 익는다고 맛보러 오라 하셨다.^^

 

 

 다시 흑천을 거슬러 올라 능선이 멋있는 

추읍산을 앞에 두고 원덕교를 지나자...

 

 

 원덕역이 가까웠으며 괜히 빈집들을 눈여겨보고

이따금 시골길 걸으려면 서로 이사 가지 말자며 그녀와 

웃음꽃을 피웠다. 물소리길은 기찻길 한 코스를 걷고

오는 것으로 나름 끈기와 인내심이 필요하며

발 맞는 사람끼리 만나는 것도 행운이어서...

이따금 시간 내어 걸어볼 참이다.

 

 

 

 2023년 7월  2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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