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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도라지와 토란

평산 2023. 10. 6. 19:10

 한가위를 바로 지나 마트에 갔더니...

번쩍 눈에 띄는 상품이 있었다. 원래 가격의

1/5에 도라지와 토란을 팔고 있었던 것이다.

 "왜 이렇게 싼 거예요?"

 "오늘 중으로 팔아야 해서 내렸습니다."

 

 도라지와 토란은 둘 다 다듬기가 어려워

망설여지긴 했으나 국내산이기도 했고 상품이

똘똘해서 그냥 지나치기 아까워 2팩씩 샀다.

별안간 일거리를 만든 것이다...ㅎㅎ

 

 저녁을 해 먹고 씻어서 커다란 그릇에 담아

아시안게임 축구 후반전을 보며 도라지의 실뿌리만

제거하고 가운데를 갈라 어렵지 않게 까서

(한 시간이 못 되 모조리 까서 스스로 놀라웠음)

하루 동안 꾸덕하게 말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고추장과 올리고당을 조금 섞어 재우기만 했어도

연하고 맛이 좋아 자연스럽게 집어먹다가 파, 마늘,

양파를 첨가해 무침했는데 향기가 입안에서

퍼지며 입맛 살리는 반찬이 되었다. 

 

 

 토란국 먹을 생각도 못했지 않나!

시커먼 껍질을 싱크대 앞에 서서 이따금 물을 흘려가며

쓱쓱 긁었더니 시간은 걸렸어도 싱싱한 토란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보관 방법과 요리법을 살폈는데

모조리 까서 식초를 넣은 물에 삶아 냉동실에

넣으라지만 요만큼만 남기고...

 

 

 멸치다시마 육수를 내어 두부를 넣고 국을 끓여 

세 번을 연이어 떠먹었을 정도로 속이 후련하였다.

문득 감자옹심이를 먹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으며 심심해서 손이 자꾸만 갔다.

 

 도라지와 토란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한참 먹고 있는 도라지와 삶아 남은 토란은 냉동고에

넣을 사이도 없이 전자레인지에 데워 찐 감자처럼

간식으로 먹었는데 이 또한 포근포근하니 색다른

먹거리였다. 인연이었을까 도라지 운명이었나!

우연히 나에게 와줘서 고마웠다.

 

 

 

 

  2023년 10월  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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