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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돼지를 잡았다니...

평산 2023. 8. 26. 12:19

 퇴근길에 스티로폼 상자를 들고 와서...

바다낚시를 좋아한다는 처자가 물고기를 줬구나 생각했다.

 "지난번처럼 물고기야?"

 "아니 돼지고기야!"

 "응? 돼지고기가 왜...?..."

 "실험실에서 돼지를 잡았다고 줘서 가져왔어!"

 "돼지를 잡았다고? 세상에나~~~ ^^"

작업이 특별하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실험실 옆에서 돼지를 키워 잡았다니 별일이네!

 

 

 6. 25가 터졌을 때 어머니께서는 보리밥은 드셨으나

돌아서면 배가 고프고 항상 헛헛하셨다고 한다.

하루는 동네에서 돼지를 잡는다고 하여 일면식 없어도

염치 불고하고 바가지를 가져가 내장이라도 좋으니

조금만 달라고 하시고는 푹 삶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온 식구가 국물 한 방울까지 드셨다는데 든든하며

그 영향이 몇 달은 갔다고 하셨다. 그만큼 고기의

효과가 드러난 적은 없었다 하시며... ^^

 

 고기가 먹고 싶은 날이 없다시피 하는 나지만

있으면 또 잘 먹는 편이어서 설거지를 끝내고 두근두근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어보았다. 실험실과 일터에는 

약품들 때문이라도 스티로폼과 얼음주머니가 항상 있는

편이라 신선한 무엇을 포장하기에 어려움은 없단다.

 

 고기는 한 덩어리로 되어 있었다.

내장 부분은 모조리 빼고 등 쪽의 어떤 한 곳을 세로로 

잘랐는데 그림을 보니 1~ 2번이 될 것 같았다.

고기 중간에 갈비가 딱 한대 있었고... ㅎㅎ

덩어리가 둥그런 모양이었다. 손질해 줄 생각이

없는 듯해 고마워서라도 씩씩하게 해 봤다.

주부들이 어려워할 머리는 누가 가져갔을까?^^

 

 

 냉동고에 넣으면 맛이 없으니 네 등분으로 나눠 

하나는 썰어서 김치찌개 하려고 양념을 해놨다가 

먹고 있는 중인데 고기가 부드럽고 고소하였다.

한 덩어리는 보쌈을 해 먹을 예정이며 김치냉장고에

넣었더라도 혹시나 상하면 어쩌나 오늘 중으로

다시 잘게 썰어 두루치기처럼 고추장양념을

해놓으려 한다.

 

 

 오후 들어 집에 있는 야채로 실천에 옮겼다.

호박, 감자, 양파, 간장, 마늘, 대파, 맛술, 매실청, 고추

기름은 발라내고 고기결과 반대방향으로 썰었다.

어릴 적 엄마가 많이 해주신 음식이다.

 

 요즘 세상에 돼지를 손수 키워서 잡았다니,

어떻게 그럴 생각을 했을지 고기를 앞에 두고도

믿어지지가 않고 엉뚱하단 생각이 들었다.^^

땀 뻘뻘 흘리며 고기 해체하느라 애쓰셨을 

동료분들, 덕분에 맛있게 먹겠습니다!!!

 

 

 

 

  2023년  8월  2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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