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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옥수수

평산 2023. 9. 1. 00:38

 옥수수를 좋아한다.

먹는 것이면 무엇을 좋아하지 않으리오!

강원도에서 군복무를 한 낭군은 그 시절에 맛봤던

찰옥수수를 먹어보고 싶다며 여름철만 되면 희망사항인데

올여름에 드디어 강원도 찰옥수수를 맛볼 수 있었다.

 

 옥수수가 전해지고 밖에 나갔다 왔더니 

벌써 6개를 껍질 까서 식탁에 얹어놓았지 뭔가!

빨리 먹고 싶어서 그랬으리라!...ㅎㅎ

 

 옥수수 겉모습은 다소곳하니 얌전하였다.

벌레 먹은 부분, 날파리 한 마리 없이 맨손으로 

만질 때도 거칠기보다는 수줍은 새색시 같았다.

마침 쉬는 날이라 이왕 까기 시작한 김에 저녁 하는 동안

껍질을 몇 줄기 남기고 다듬어줄 수 없냐 했더니

김장할 때나 마지못하여 쪽파나 다듬어주는

정도인데 흔쾌히 수락하여 웃음을 주었다.

 

 껍질을 남기면 삶을 때 맛이 더해지겠지만 

그것 또한 쓰레기니까 말끔하게 처리하자 해서 오케이!

저녁을 준비하고 벗겨놓은 껍질만도 산더미라 말끔히

정리하고는 '모조리 삶아 냉동고에 넣을까' 혼잣말에... 

한 박스라 해도 금방 먹을 거라며(50개) 

생生으로 보관하자는 의견을 내었다.

 

 여름이라고 휴가차 어딜 떠나지 못하여도 먹을

생각에 이만하면 훌륭한 여름 휴가지 싶었다.

(일의 특성상 휴가를 가본 적이 거의 없었음)

 

 

 두 번째 수확한 옥수수라는데 미백이라 하던가?

겉모습이 참하더니 속조차 알알이 희고 탐스러우며 

바로 수확한 것이라 아기처럼 순한 옥수수 향기가 났다.

 

 맛있어서 매일 삶았다.

다음날까지 놔둘 것이 없었다.^^

쉬는 날에는 점심을 옥수수로 해결하였다.

입이 심심할 때 한 알씩 떼어 입막음으로 좋았다.

 

  삶아서 냉동에 넣지 않았어도...

색깔이나 촉촉함이 보름동안 변함없었으며 

달랑 4개 남았을 때는 기운이 쏘옥 빠지며

얼마나 섭섭하던지, 입마저 고급스러워져서

동네 옥시시(?)는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나마 끝물이라니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데 

산지에서 직접 전해준 그녀가 새삼 고마웠다.

 "내년에도 부탁드리겠어요!"

 

 

 

   2023년 9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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