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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도토리묵 만들기

평산 2023. 10. 25. 13:26

  산책을 갈 때마다 발 앞에 놓인 도토리 중에서 

매끄럽고 잘생긴 것만 주머니에 넣었다.

너무 예뻐서 그냥 올 수 없는 지경으로 작년에는

도토리 모으는 통에 넣었지만 시간이 가도 수거를 하지 

않자 벌레가 넘나들며 구멍이 송송 나서 의미 없다

여겨졌으므로 하루에 20개쯤 들고 왔을 것이다.

 

 

 도토리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고 손으로 껍질을 까서

알맹이를 모았는데 날마다 몇 개씩 무척 재밌었으며

왜 갈라지는지 의문이 생겼다. 나무에서 떨어졌지만 

계속 부피생장을 하는 것일까? 일을 쉽게 해 준다는 

점은 높이 샀지만 말이다...ㅎㅎ

 

 

 하루에 몇 개씩 깠으니 이렇게 모으기까지는 

며칠 걸렸으며 물을 매일 갈아주었고 행여 벌레가 있을까

반으로 갈라 의심 나는 부분은 모조리 잘라내었다.

구멍이 보이지 않는 반짝이는 것만 모았어도 벌레가

나오는 것을 보면 파는 도토리묵에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을 확률은 높을 수밖에 없겠다 생각되었다.

 

 

 불린 도토리라 믹서기에 갈아도 되었고,

면포에 넣어 몇 번을 꾹 짜 그릇이나 믹서기 헹군 

물까지 하나 버리지 않고 커다란 그릇에 모았다.

 

 

 전분을 뺀 도토리가루로 부침개를 해 먹는 사람도

있었으나 맛이 있을지 모르겠어서 버리기는 아까워

화분의 움푹 들어간 곳에 얹어주었다.

 

 

 깐 도토리를 물로 여러 번 갈아주었기 때문에

녹말로 만든 다음에는 떫을까 걱정하지 않았고

3시간 정도 녹말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혹시

도토리묵이 되직할 경우를 대비해 윗물을 한 그릇 남기고는

적당히 물을 버리고 참기름과 소금을 넣은 뒤 묵을 쑤었다.

마른 가루가 아니어서 밀가루 풀이 쑤어지는 정도로 

물을 남겼다고 보면 된다.

 

 

 우동 그릇으로 세 개가 나왔는데 불순물이 없어

색이 진하지 않고 고왔으며 간장양념에 찍어 먹으니 

쫀득하고 아주 별미였다. 냉장고에 넣으면 맛이

덜할 것이라 상온에 놨다가 변함없는 맛을 즐겼다.

 

 녹말이 많으면 물을 따라내고 말려 가루로 만들지만

조금만 해봐도 맛있고 어렵지 않다는 생각에 

해마다 요만큼은 해 먹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 맛있었어라!'

 

 

 

 

  2023년 10월  2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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