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비가 오기 전 구름이 잔뜩 꼈다.
아침 9시경 동쪽 하늘로 이런 구름은 드물기에
집안 일 하면서 계속 지켜보는 날이 되었다.
주위에 건물이 없어 훤히 보이면 좋겠지만
집에서 보는 나의 하늘 크기는 항상 요만큼으로
청정한 날 별 8개의 만남이 여태껏 최고다.
청소를 마칠 때쯤 구름이 동쪽으로 흘러가
해무리를 달고 방긋 해가 드러났다. 아무것도 없는
파란 하늘은 해맑아도 공허해서 뭉게구름 아닐지언정
떠다니는 구름이라 덜 심심하니 보기 좋았다.
변화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낮시간을 보내고 문득
저녁 하늘을 봤을 때 서쪽으로 해가 넘어가며 건물들
환하게 비추고 분홍구름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면 서쪽하늘은?
부엌 쪽 창으로 얼굴을 돌리자 우와~~~
구름은 여전했으나 노을이 근사하게 펼쳐졌다.
석양빛이 먼지를 많이 머금고 있으면 노을이 예쁘다는데
먼지가 많아 노을이 생긴다면 낭만 없어서 어디선가
아름답고 기막힌 일 벌어진 순간이라 여겨보았다.
밖으로 내다보이는 하늘이 손바닥만 할지라도
시시각각 변화에 경이로움을 맛본 낮시간이었다.
2023년 8월 21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