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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읽고난후

토지 5부(13~ 16권)

평산 2023. 12. 4. 15:39

 당시에 토지를 4부까지 재미나게 읽다가 

5부는 아직 나오지 않아 기다렸었다.

그 후로 5부가 완성되어 책이 나왔단 소식을 들었지만 

다른 책을 읽던 중이었고 그 사이 군대에서 낭군이

제대하여(학업 마치고 비교적 늦게 갔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사오며 많은 책들을 버렸어도 낭군이 군에

있을 때(가장 많이 읽던 때임) 읽었던 책들은 남겼는데

머지않아 재활용이나 기부라도 해야 할 것이다.

가난한 시절에 20% 정도를 책과 편지지를 사며

살았으니 마음은 부자로 살던 때였다.

 

 토지 5부를 읽지 않은 채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생각났다가 잊었다가 책을 사자니 아깝기도 했고..ㅎㅎ

마무리를 하지 않자니 궁금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컴에 저장된 전자책에서 어쩌다 

 'ㅂ'을 눌러 박경리가 뜨면서 '토지'가 보였다.

더군다나 5부까지 모조리 있어 얼마나 반갑던지,

책값도 절약할 수 있어 와~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처음부터 다시 읽었으면 이야기가 잘 이어졌겠지만

5부인 13권부터 시작해 이름은 들어본 듯했어도 

어떤 인물인지 연관 짓기가 어려워서 이런

가계도를 여러 장 그려가며 읽었다.

 

 5부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서희가 데려온 딸 양현과

조상이 백정이었던 영광이와의 사랑으로 서희는

둘째 아들 윤국이와 결혼시키려 했으나 양현의

(윤국이도 좋아했지만 양현은 가족이고 오빠였다.)

의사표시가 확실하였고, 큰아들 환국이와 영광은 친구

사이로 신분제도가 소멸되어 가는 시점이었어도

양현을 사랑한다면 스쳐지나라는 뜻을 전하고 

영광도 차마 어찌하질 못하고 만주로 떠나게 되었다.

모처럼 만나 기차를 타고 겨울바다의 시린 갯펄에서

헤매는 장면이 가슴 아프고 마구 떨렸다.

 

 당시의 신여성들이(명희, 여옥이, 선혜) 시대적인 

아픔(일제강점기)이 있었다지만 평범하게 살지 못하고

5부에서는 모조리 과부로 등장하여 의아했으며,

살기 위해 또는 자유를 찾아 만주로 떠난 사람들 중

몇몇은 고생되었으면서도 토지가 비옥하고 넓은 벌판이

시원스럽다며 만주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볼 때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간적으로 느껴진 사람은 평산리 서희의

집을 관리(?)하는 장연학이었으며 시대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생각 외로 때가 되면 떡을 해서 나눠 먹고

박경리의 고향이 진주였던 만큼 진주를 배경으로 딸들도

구별 없이 학교에 보내려는 교육열과 손님이 오면

내놓는 음식들을 볼 때 소나무껍질이나 떠올리며

그 시절을 너무 비참하게 생각했었나 싶었다.

 

 광복을 몇 년 앞두고서부터 일본이 조만간에 

항복할 것이란 예견이 있더니 일본 천왕이 항복하는

대목으로 끝을 맺어서(방송은 8월 16일에 했다 함)

쏜살같이 마당을 지나 한길에서 만난 동네분들과 

얼싸안고 마구 뛰어다니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토지의 마지막 부분을 이제라도 읽어 기쁘다.

 

 

 

 

 2023년 12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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