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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의 인기 있었던 소설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내용을 모르고 시작했다가 우리나라와 일본은

성문화에 있어서 매우 다르고, 다른 정도를 지나

깜짝깜짝 놀랐다고 할까!. 특히나 이 소설이 하루키의

자서전이라니 평범한 일본 사람들이 어릴 적부터

그렇고 그런 경험들을 하다 청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는가!

개방적이라 들었지만 궁금증을 일게 하였다.

 

 1960년대 말~ 70년대 초가 배경이어서 우리나라로는

새마을 운동이 떠오르고  여전히 남녀칠세 부동석이며

손만 잡혔어도 시집가야 하는지 걱정인 시절인 반면에 

12살 정도면 마냥 어리다 생각되는 나이임에도  

'기르기'와 '나오코'는 서로 성장해 가는 몸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거리낌 없이 보여주며

만지고 애정을 표현하였다.

 

 4살부터 둘은 자석처럼 붙어 있었다니(나오코의 말)

언뜻 이런 모습이 인간의 자연스러움일까,

아니면 이 아이들이 유별났을까?

단지 소설에 흥미를 주려고 설정하였나!

한참 공부할 나이에 이런저런 장면이 떠올라 정신이

몽롱해져 집중할 수나 있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남자친구인 기르기가 고등학생으로 17살에 

무슨 이유인지 자살을 하게 되고 가끔 셋이서 만났던

기르기의 남자친구 와타나베와 나오코가 기르기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어색한 만남을 이따금 이어가다

소식이 뜸해 궁금하던 중 정신이상으로 나오코가

요양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르기의 자살로 충격을 받아서 그렇게 되었다 싶은데

와타나베와 편지로 소식을 전하며 둘 사이는 깊어지고

요양원에 찾아가기도 한다. 그곳에서 나오코의 룸메이트인

레이코 여사(나이가 50대?) 와도 허물없이 성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일본 여인들은 우리보다도 보수적이라

알고 있기에 어찌하여 이런 사적이고 은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눌 수 있을지, 이렇게 다른가?

 

 소설의 중심인물인 와타나베는 외아들로 귀하게 자라

누구를 만나던 말씨가 부드러웠고 지적이며 여자를

대함에 느끼하지 않았고 솔직하며 배려와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나름 모범 청년이어서, 배우고

싶구나 하는 점들이 있었는데 나쁜 귀신이 그의 운명을

이끌어 갔을지, 어쩌다 상실의 시대를 맞이하였을까!

 

 등장인물은 어려도 애인 없는 사람이 없어서

어쩌면 사랑보다 성 파트너로 얽혀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각자 볼일이 있어 함께 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 없이 술집이나 클럽에 들러

외박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고 상대방이

알게 되어도 별일이 아닌 듯 지나가는 모습에서

소설이지만 60, 70년대에도 분위기가 이랬으니

지금의 모습은 어떠할 지 그려지기도 했다.

 

  와타나베는 나오코가 요양원에서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그리워할 때 새로운

여자친구 미오리가 나타나 깊은 사이로까지 진행되자 

숨김없이 요양원의 나오코에게 편지를 쓰는데 그 때문에

상심해서였을까,  나오코 역시 자살을 하고 말았다.

(좁은 인간관계에다 환경에 제약이 있어 숨 막혔을 듯)

 

 소설을 읽는 내내 침울하진 않았어도 와타나베가

취직을 하여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게 이야기가 끝났으면

상실의 시대가 아닐 것이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마음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에

우유부단한 면이 있어서일까, 10대 친구들이 자살로 

이어져 이 또한 충격으로 감당하기에 힘들었나,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와타나베로 보였지만

평정심을 잃어 안타까웠다.

 

 음악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소설이어서 하나하나

찾아 들어보며 읽기도 했다. 바흐의 푸가와 인벤션,

원제목이 노르웨이 숲이라는데 비틀스의 노르웨이 숲,

미셸, something, 재즈곡들, 모차르트 터키행진곡,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 3악장, 롤링스톤즈의 노래들,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찾아서 멋진 춤도 봤음),

카를루스 조빙의 데스페라도 등등...

 

 하루키의 소설을 그동안 몇 개 읽어 봤는데

소설의 주제나 소재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사람으로

(외국에 나가 환경을 달리하여 글 쓰는 모습이었음)

운동을 좋아하고 예술을 즐기는 작가로 보였으며

소문난 고전들에 비교하자면 내용의 깊이는 좀 얕아도

대중소설로 인기 있는 작가에 속했다.

 

 

 

 

  2024년 1월  1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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