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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미뤘던 약속이어서 되도록이면 가야지 했어도 

전날 황사가 심하여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가 강한

바람에 저녁이 되자 좀 걷히기 시작하여

우여곡절 끝에 떠나게 되었다. 

 축제는 이미 끝났지만 오히려 절정이었으며 

집 앞에서 산수유를 봤으니 감흥은 별로일 것이어서

친구들 얼굴이나 보자 했다가 아름다운 마을을 만났다.

마을 언저리의 새파란 마늘밭이 정겨웠고...

 

 한창 자라고 있는 미나리밭도 근사한 볼거리였다.

연신 "햐~~~ 좋구나!"를  외쳤다.

 

 이제 마을 어귀인데 감탄사가 나오다니...

누렇던 황사가 개인 게 꿈인 듯싶었으며 무엇보다

산수유가 새삼 이렇게 예뻤었나???

 

 동네에서도 일찍 펴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한 그루 한 그루 볼 때보다 다른 풍경들이 펼쳐졌다.

친구들과 귀한 나들이가 된 것이다.

 

 지도에서처럼 둘레길을 돌기는 벅찰 것이고... 

마을만 동그랗게 돌아도 산수유에 흠뻑 젖었다

나오기에 충분했으며 전혀 시시하지 않았다.

 

 

 우리들이 도착한 12시쯤은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해서 좋겠구나 싶었지만 한 바퀴 돌고 

오후 3시가 가까워 나올 때쯤엔 복잡 복잡하였다.

 

 연륜이 꽤 보이는 나무들로 분위기가 밝아

노랑빛이 점점 좋아지며 마음 또한 환해졌다.

 

 어제만 해도 먼지로 못 온다는 생각에서 

이런 반전이 있을 수 있나 뭉개 뭉개 날아올랐다.

아침 8시에 먼지 상황을 보고 정하기로 했다가

번개팅처럼 만난 것이다. 

 

 산수유는 물을 좋아할까나?

예전 구례 산수유마을에 갔더니 흐르는 물가에

산수유가 늘어섰던데 빨간 열매가 달리는 가을이면

축제를 다시 연다니 같은 나무의 다른 풍경이라

어떨지 기대가 되기도 했다. 위도가 서울보다

남쪽이지만 산골이어서 기온이 낮을지 우리가

올 때까지 기다려준 듯 기특한 산수유였다.

 

 

 

 

  2024년 4월  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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