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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주가 지나 다시 둘레길에 나섰다.

양재시민의 숲 매헌역에서 출발하였다.

아침까지 비가 왔기 때문에 대기가 촉촉하였고

아직은 흐림으로 해가 뜨길 기대하며 움직였다.

 

 그 사이에 여의천은 파릇파릇해지며

꽃잎이 떨어진 것을 보고서야 하천 양 옆으로

벚꽃이 굉장했음을 상상할 수 있었다.

 

 윤봉길 기념관 옆으로 길이 이어졌다.

들어가진 않았지만 예산의 생가도 방문했었고

중국의 훙커우공원에서 엄마에게 도시락폭탄

이야기를 들려드리며 두근거렸던 마음이 지나갔다.   

 

 기념관 주위로는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대회를

위하여 도시미관을 살리고 쾌적한 휴식공간으로 

시민의 숲이 조성되었다는데 둘레길 걸으며 

이렇게 호강해도 되나 싶었다...ㅎㅎ

 

 소풍 나온 꼬마들과 겹벚꽃일까?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햇살이 나오자 비가 갠 후의 

청명함이 그대로 전해져서 날 잘 잡았다며 설렘에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되었다.

 

 공원을 벗어나자 신호등을 건너서 이제 둘레길이 

본격적으로 이어지겠지 싶었지만 꽃에 홀렸는지 좌우를 

살피지 않고 가다가 어느 순간 둘레길 표시가

보이지 않음을 감지하고 되돌아섰다.^^

 

 신호등을 이어서 건너야 했는데 앞으로나 향했으니,

전혀 다른 우면산으로 오르는 입구가 나타났지 뭔가!

소(牛)가 누워 자고 있는 모양이라 우면산(牛眠山)이었다.

 

 계단 옆으로 이런 시설이 있어서 우린 장난기 발동에

이곳으로 올라갔는데 모험하는 듯 재밌었다.^^

 

 역시 봄이 제일 좋구나! 

 

 꼭 벌레집처럼 보였지만 그곳에서 새싹이 

나오는 모습이어서 신기하였고

 

 후박나무일까?

자연관찰을 하며 천천히 올라갔다.

연둣빛 벌레들이 대롱거려 가다가 옷을 살피고 

몇 마리 털어내었다. 으으~~~ ^^

 

 이쯤에서 둘레길은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했는데

500m만 가면 정상이라니 언제 또 오겠나?

궁금하니까 가봐야지... ^^

 

 소망의 탑이 있는 정상의 모습이다.

세 바퀴 돌며 소망을 빌라 하기에 그리하였다.

전망대에 다가가 보니...

 

 우면산은 서울 서초동과 경기도 과천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 293m로 누워있는 소의 등을 지나가는데 길어서 

역에서 산 정상까지 2시간쯤 걸렸고 바로 앞 중앙 부분이

예술의 전당으로 안개가 꼈는지 다소 희미했지만

근사한 풍경이었다.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 둘레길을 걸으며...

동네산인데 의외로 깊구나 싶었다.

 

 수피(樹皮)가 별다르게 신기한 나무를 만났다.

가늘고 부드러워 나무로 종이가 만들어짐이 실감 났다.

 

 사람의 발자취가 적은 곳에는 관중군락이 반기며 

 

 산사태가 일어났던 장소가 보여 안타깝기도 했는데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인 것 같아 여름이 오기 전

재정비되길 바랐다. 가는 동안 이런 골짜기가

마을 쪽으로 10개 정도 있어서 지금도 위험해 보였다.

 

돌들을 철사로 붙들어 사방공사를 한 모습!

 

 과천 남태령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지하철

4호선의 사당역과 남태령역이 가깝더니만...

이렇게 산으로 이어지는구나!

 

 양재시민의 숲에서 사당역까지 거의 다 왔다.

4-2코스도 거의 산길을 걷는 것이라 무척 매력 있었고

이동시간과 점심시간을 빼면 총 5시간을 갓 넘어 걸렸다.

오늘 걷기에 스틱이 많은 도움을 줘서 감사감사!

 

 역으로 가는 길에 부자동네로 소문난 방배동였으나

이렇게 텃밭을 일구는 곳이 보여 의외였고...

 

 마을이 허름해서 혹시 '개발제한구역'인가 싶었다.

다음은 서울의 남쪽 끝 관악산을 지나 안양 석수역 

부근으로 진입하게 되며 예쁜 봄이 한창인 때에 

매헌 시민의 숲과 우면산을 걸어보아 영광스러웠다.

생각보다 걸음은 빠르다고 느낀다.

 

 

 

  2024년 4월  2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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