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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타고 어딜 가는데 안산에 꽃이 가득 피어있어서 

조만간에 가봐야겠구나 마음먹고 부근 무학재에

사는 친구에게 넌지시 번개를 쳤더니 답이 없어서

 

 혼자라도 가려고 날짜를 정하고는 아침밥을 먹고

잠시 멍하니 있던 중 어디든 가자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아! 오늘 나간다 해놓고 잊었네...ㅎㅎ'

부리나케 준비하여 독립문 5번 출구로 나갔다.

조팝꽃이 싱그러웠다.

 

 동쪽으로 오르면 사람들이 제법 많아서

서대문형무소 뒤편으로 난 조용한 길을 택했다.

높은 담장과 벚꽃이 어려운 시절을 보냈겠지만 

이 좋은 봄날엔 그저 어딜 봐도 아름다웠다.

 

 동네보다 따뜻한지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렸고,

 

 

 오른쪽 꼬리 부분부터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안산을 온전히 한 바퀴 돈 적은 없어서 오늘은

정상으로 가거나 샛길로 빠지지 말고 빨간 선대로 

움직이자며 총 7km라는데 둘이 완주할 수 있을까?

 

 개나리가 싹이 트고 벚꽃도 지려는 찰나였지만

 

 새로 나온 새싹들만 봐도 얼마나 좋았는지!

나뭇잎들이 작은 별처럼 커가는데 참나무는 벌써 

온전한 연둣빛 잎을 펼치고 있었다.

 

 철 없는 아카시는 아직 봄이 온 줄 모르고...ㅎㅎ

바로 앞이 인왕산, 오른쪽으로 북악산, 맨 뒤는 

맏형인 북한산이 존재를 뽐내며 너울거렸다.

 

 아~~~

이게 누구야?

창경궁에서 유심히 봤던 귀룽나무인가?

우아하게 늘어지며 꽃들이 조롱조롱 달려 기억하고는,

매년 귀룽나무를 보러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만나다니 늘어짐은 덜했지만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이어진 진분홍 복사꽃들...

조붓한 숲길에 아름다웠어라~~~ ♬

 

 앞만 보고 갈 수 있나?

전망대가 있어 다시 한번 산들을 빙 둘러보며,

산벚꽃이 제일 많은 곳은 역시 안산임을 확인하였고

 

 멀리 남쪽방향 아차산은 보일 둥 말 둥 희미했으나

바로 앞 개복숭아 이제 막 피어 기막히게 화려하였다.

 

 능안정을 둘러보고...

 

 정상이 가까워진 이곳은 승전봉이라 하여 

이괄의 난을 진압했던 역사의 장소를 지나자...

 

 장대 같은 편백나무 숲에 이르렀다.

아직 잎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어도 울긋불긋

꽃길만 보다가 눈이 차분해지며 시원시원하였다.

 

 편백나무 광장은 언제나 인기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맨발의

황톳길이 나타나며 여정의 딱 절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쯤에서 차(茶)라도 마시자며 무악재 친구와 연락을

취하고 이런저런 간식으로 점심을 때우려는데

옆에서 걷던 동무가 생일이라며 밥을 사겠단 소리에

지치지 않게 포도나 먹으며 걸었던 구간이다.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았으니 서로 나누어야 

두루두루 복을 받는다는 이쁜 생각을 나타낸 친구!

망설임 없이 그러겠다고 했다...ㅎㅎ

마침 지나던 곳 황매화가 벙그러졌었네, 그려!

 

 우린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들 이야기에

자식의 입장이나 부모로서의 현명한 삶을 떠올려보고 

어떻게 늙어야 할지 느낀 바를 공유하였다.

 

 이제 다 내려와 온전하게 한 바퀴 돌기를 성공하였다. 

잠깐잠깐 쉬고 전망대에 오른 정도로 한 눈을 팔며...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렸을 것이다. 나야 평소에 산책이라도 

하는 편이지만 친구도 어렵지 않게 완주하여 기쁨이

두 배였으며 무학재 친구와 오후 2시 40분쯤 합류하여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차(茶)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꽃을 마음껏 보고 운동도 했지 친구들과 만났지,

예쁜 봄날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2024년 4월  1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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