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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께서 쪽파를 한 묶음씩 나눠주셨는데

나에게로 묶음이 더 와 제법 많아졌다.

파김치는 이미 담가서 어떻게 해야 잘 먹을 수 있을까?

요즘 영양부추로 부침개를 줄 곧 해 먹어 파전도 그렇고,

마트에서 김칫거리를 할인하는 날이었지만 

다음날 약속이 있어 하루쯤은 쉬어주는 게 좋겠어서

망설이다 망설이다 쉬기로 결정하고 약속날을 확인하는데?

에구머니, 다음날이 아니고 그다음 날이었다...ㅎㅎ

 '그렇다면 김치를 담고 하루 쉬면 되겠네?'

어쩌다 하루가 덤으로 생긴 듯 기뻤다.

 

 곧장 달려가 총각무 5단과 배추 1망을 사 왔다.

할인하는 날은 비교적 일찍 가야 물건이 있던데...

하루가 더 남은 것을 오후에 알았기에 늦은 것 같아도

김칫거리가 남아있었으며 배달이 되자 커다란 비닐을 깔고

다듬기 시작하였다. 아버지께서 무엇이든 주시면 감사해서

늙은 호박은 바구니에 담아 감상하는 시간을 갖지만

신선할 때 맛있게 먹고 싶으니 잘 되었다며 하루 전

힘들게 일하고 와서 피로감이 남았어도 힘이 났다.

 

 배추는 다듬으며 꽃대궁이 올라와 가을배추임을

눈치챘는데 총각무는 궁금해도 알 수가 없었다.

가을무 같진 않았고 언제 심어서 우리에게 오는 것인지,

 '겨울 내내 비닐하우스에서 키웠을까?'

이파리가 연하여 무청을 많이 남겼다.

망이나 박스에 넣어 왔어도 흙이 여기저기 떨어져서

주변 정리와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것도 큰일이었다.

 

 흙 묻었을 때는 몰랐지만 황토흙을 씻어내니까

무에 기미(?)가 껴서 뽀얗게 긁어주고는 

알맞은 크기로 잘라 양념은 한꺼번에 하기로 하고, 

무채만 따로 만들어 배추김치 버무릴 때 합하여 일을

쉽게 하려고 했다. 쪽파가 넉넉했으니 양파를 더하고

새우젓도 모조리 갈아 놓아 어렵지 않을 듯했는데 

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저녁도 먹어야지 치워야지.

총각무부터 버무리고는 무채를 나머지 양념에 섞어

배추김치까지 끝내니까 밤 1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내일 하루 쉬면 되지 뭐, 힘내자!'

주신 쪽파를 신선할 때 모조리 활용하여 개운하였고

어쩌다 하루를 덤으로 받아 김치를 넉넉하게 담을 수

있었는데 그릇들 씻어 엎고 따뜻한 물로 씻은 후 잠을

자려니 새벽 1시가 넘어 으으윽 이불 위로 쏟아지듯

신음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2024년  5월  1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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