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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개운산주변 공사에...

평산 2024. 6. 5. 16:26

 서울에서 땅을 딛고 다닐 수 있는 곳은

아주 드물어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원래 흙마당이었고 운동기구가 가득했던 이곳을 

둘레길 한 바퀴 돈 다음 기구 몇 개 해보다 내려오곤 하는데

몇 년 전 축구장에 인조잔디 깐다고 했을 때에는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더니 요번에도 그랬을지는

모르겠으나 뜬금없이 봄부터 공사가 시작되었다.

 

 한참 새싹들 보겠다 설레던 마음이 포클레인 긁는

소리와 날리는 먼지에 이 길을 피해서 다니기도 했다.

개나리가 군락을 이루고 아카시꽃 향기 그윽했던 이곳을 

붉나무까지 몽땅 밀고서 전망대를 만들고 있어서

 

 그러잖아도 지대가 높은 편이라 흙마당 자체가 

전망대 역할을 해왔는데 새삼 돈을 들이다니,

빚이 많다는 나라에서 고맙지가 않고 씁쓸하였다.

 

 나무들이 사라진 전망대 밑은 어떻게 할 것인가?

풀과 나무가 자라길 마냥 기다릴 것인가!

흉물스러운 모습에 비가 많다는 올여름이 걱정되었고

두 분이 올라오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한숨을 쉰다.

 

 이름하여 무장애 숲길을 만든다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 자연스러운 리듬을 타고

흙을 밟는 기분에 사방으로 길이 난 기존의 둘레길이

전혀 불편함 없었건만 듬직한 나무들을 베고

새로운 길을 낼 필요가 있었을까!

 

 배드민턴장 한 곳이 철수되면서 길은 이어졌다.

(숲 허리에 있던 배드민턴장 철수는 잘한 것 같음) 

지방자치에서 확보한 예산은 1, 2분기인 6월과 12월에

바닥이 드러나게 써야만 다음 해에 삭감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설마 그래서는 아니겠지!

 

 산을 내려오다 올라갈 때만 해도 아무 일 없었던,

1시간 전에 멀쩡히 지났던 보도블록마저 파헤쳐져서

발걸음을 멈추고 멍하니 기가 막힌 일이구나 싶었다.

 

 '걱정한다고 될 일은 아니라서 나야 누리기나 하지. 뭐!'

지금은 왼쪽 블록도 공사 중이라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데 

돈이 없단 소리는 순 거짓이고 우리나라 참 부자다.

 

 

 

 

   2024년  6월  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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