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산 위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니 가 보자!"

웬일로 먼저 걷기를 하러 나가자니 놀라운 일이었다.

자주 가는 뒷산도 아니고 몇 번은 내가 앞장섰는데

혼자 공부하여 이끌어준 경우라 감사할 일이었다.

 

 월곡역에서 왼쪽 길로 쭉 걸어갔었다.

오른쪽길로 가면 과학원이 있는 천장산이었던가?

전혀 모르는 곳을 찾아가는 기대감이 있었고

상월곡역을 지나 한참 걸어 인적이 드물어진다 싶더니 

오동근린공원 자락길로 오르는 지점을 만났다.

흡사 서대문 안산과 입구가 비슷했으며 짧게 짧게

방향을 바꾸어 이어지는 길을 지나자...

 

 높지 않은 정상에 북한산 백운대 앞의 바위처럼 천명은

족히 수용할 만한 너럭바위가 반겨주었고 남쪽으로는 

앞이 탁 트여 남산탑은 물론 관악산까지 내다보였다.

 "햐~~~ 경치 좋네!"

 

 하늘은 비가 올법한 구름으로 덮였으나 위로 오르니

바람 불어 시원하였다. 월곡산은 고종의 큰아들 완화군이

묻히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가 지금은 서오릉으로

옮겨졌다 하며 서울시 선정 우수조망 명소로

지정된 곳이기도 했다.

 

 높이가 119m로 뒷산보다 낮았는데 마을에서

이곳까지 오르기는 시간이 좀 걸려서 '월곡정'의

분위기를 보자면 동네 사랑방 같으면서도 이런 더위에는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만 오지 않을까 싶었다.

 

 풀과 바위의 어우러짐이 멋스러웠다.

바위 밑 산자락에서는 축구장에서 시합을 하는지 

청소년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렸는데...

대관절 숲속도서관은 어디 있을까?

 

 물어물어 찾아간 '오동 숲속도서관'은 올라온

반대 방향으로 산을 내려가다 해발 100m(?)쯤 되는

곳에서 만났는데 거의 평지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단층으로 아담하게 지어져 모퉁이에 카페까지 있어서

늦은 오후라 아이스커피 한잔을 나눠마셨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정갈한 모습에 앉는 자리가 

군데군데 있었으며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

한 바퀴 돌아보고 조용히 나와 도서관 앞에서 앉았다

내려왔는데 올라갈 때와는 반대방향이라 멀리 보이는

아는 건물을 목표로 정하고 내려왔었다.

 

 2시간쯤 걸었고 손수건이 흠뻑 젖었으니 만보는

넘지 않았을까. 쉬는 날이면 집에만 있다가 담배 피우러

나가는 일밖에 없는 낭군이 오랜만에 이끌어준 나들이로

(나중에 알고 보니 유튜브를 보고 이곳을 알았다 함)

고마웠으며 새로운 곳에 다녀와 뿌듯하였고 든든하였다.

 '남자는 모름지기 앞에서 이끌어야 매력 있지!'

이런 일이 자주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4년 8월  5일  평산.

'늘상에서떠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양] 새벽에 일어나...  (28) 2024.08.25
[청양] 칠갑산에 올랐어라!  (43) 2024.08.21
글로벌지식협력단지 다녀옴  (25) 2024.07.26
장마철 국립중앙박물관  (20) 2024.07.20
서울대공원 산림욕장길 14km  (7) 2024.06.27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