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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늦가을 꽃밭

평산 2024. 11. 10. 12:41

 날은 추워졌는데 붉은 장미가 눈에 띄어 반가웠다.

작정하고 열정을 쏟아 피어난 모습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을 오니 누가 살갑게 봐주겠냐만은

바삐 지나며 알아주었다고 아름다움을 뽐냈다.

  

 아버지 꽃밭은 사실 정리가 안된 혼돈 속이어서

시간을 내어 풀 뽑아 주고 솎아 주고 지저분한 검불도

꺼내주면서 희끗희끗 보이는 폐 비닐이나 쓰레기를 꺼내 

깨끗하게 가꿔주고 싶은데 새벽에 떠나면 모를까 

도착하는 시간이 보통 11시가 넘어 금방 가자 하시니 

(아버지께서는 보통 8시에는 도착하셔서 한참 일하심)

 

 나라도 꽃밭에 남아 이러저러 일을 하고 싶지만

딸 혼자 남겨 두고 가시는 것은 또 안 되어 급한 것만

수습하고 오는 수준이라 갈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꽃밭의 빈 곳만 보이면 빽빽하게 맥문동이 자라더니

이제 꽃밭을 벗어나 길까지 점령하여 지금은 꽃이라고

봐주고 있어도 옮겨심기라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식물들이 자유롭고 거침없는데 옥잠화 꼬투리가

무사의 칼처럼 날카롭게 뻗어 그 씩씩함에 볼만하였다.

문득 옥잠화는 씨로 번식하는 것인가? 열어보고 싶었는데 

밭에서 서리가 내릴 즈음이라 고추농사는 끝이니

고춧잎 따라는 소리에 얼른 내려갔었다.

 

 돌보지 않아도 가을이라 국화가 절정을 이루어

송이마다 너울너울 아름다운 신부 부케를 닮았다.

평온하며 즐겁게 살자고 하루하루 보냈어도 

벌써 11월 늦가을이 왔네 그려!

 

 

 

   2024년  11월 1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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