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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도토리묵

평산 2024. 10. 16. 12:11

 오동통 한 도토리가 떨어져 있으면 줍고 싶어 진다.

처음에는 어릴 적 공기라도 해볼까 하다가 여러 날... 

10~ 20개씩 줍다 보면 도토리묵을 만들어볼까로 바뀐다.

북한산 둘레길에서는 20개쯤 주웠는데 크고 야무졌으나

동네는 역시 가늘고 자그마했다. 만져봐서 단단하지

않으면 마음에 들어도 벌레 먹었을까 숲에 놓았다.

 

 작년에는 도토리가 말라서 껍질이 벌어지면 망치로 

두드려 알맹이를 취했는데 요번에는 물에 넣어

떠오르는 것은 무조건 버리고 며칠 물갈이만 해준후 

펜치로 꾹 눌러서 벌어지면 껍질을 깠으며 속껍질은 

일일이 없애기가 어려워 그냥 두었다.

 

 물을 붓고 믹서기에 갈아 헹굼 한 물까지 모조리 담았다.

체험하는 마음으로 즐기면서 했는데 녹말이 완전히

가라앉으려면 그릇을 늘어놔야 해서 적당하다 싶을 때

도토리물 한 공기 남기고 풀을 쑤었다. 

 

 처음 생각했던 농도로 했으면 알맞았을 텐데

온도가 오르며 뻑뻑해지자 한 공기 남겨두었던 물을 

나눠 넣었더니 묵이 단단한 편은 아니어서 아차 싶었다.

시간을 두고 저어줬으면 단단해졌겠지?

 

 그래도 형태가 만들어져서 보람을 느꼈으며 

도토리 속껍질이 남아서 그런가 떫은맛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도토리묵이지, 도토리냄새가 나니까!

나에게로 왔던 도토리들에게 고마웠다.

가을이 깊어간다.^^

 

 

 

  2024년  10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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