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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귀가 아팠다는 그녀와 만나 가을을 즐겼다.
혼자 걷던 길을 둘이 걸으니 오늘따라 단풍이 화려하였다.
보통 산책하는 시간보다 30분을 앞당겼을 뿐인데
햇볕이 북악산을 넘지 못하여 눈이 부셨다.
중국단풍나무로 잎은 여러 가지 색으로 나타나며...
이런 모양의 잎인데 말라서 덜 예쁘다.^^
그녀에게서 갑자기 산에 가자는 소식에 반가웠다.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싫은데 마지못해 나오는 것일까?'
'그동안 많이 걸어서 부담이 되었나?'
하지만 만나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린 감성이 비슷하여 이야기하다 노래가사가 나오면
즉시 노래를 부르고 풍경이나 이야기에 감동을 잘하는
편이며 시골 여인들처럼 나물 캐는 것도 좋아하고
뭐든지 잘 먹고 비교적 여인치고 잘 걷는 편이다.
단풍이 제일 아름답다는 복자기나무!
이때쯤이면 나뭇잎들이 길을 가득 메우는 이 길목을
미끄러질까 봐 그랬나 누군가 잎들을 밑으로 쓸어놓아
조금만 참지, 잠깐 한 때인데 아쉬움이 남았다.
이틀 전만 해도 노랗지 않았는데 그녀와의 만남을
환하게 밝혀주려고 은행나무가 애쓴 모습이었다.
이상하게 둘이 만나면 조금 특이한 일이 생긴다...ㅎㅎ
지난번에는 산길을 걷는데 바람이 부니까 도토리가 여기저기서
후드득 소리를 내며 떨어져서 느닷없는 생각으로 도토리묵
해 먹자고 모자에 담아 꼭 두 사발이 나와서 한 모씩
나눠먹은 일이 있었다. 많이 해서가 아니라
뿌듯함과 정겨움이 묻어났다 할까!
붉은 단풍나무를 지나...
참나무 군락을 지나는데 이곳 참나무 잎은 길쭉한
모양으로 사람들이 지나지 않아 아주 맛있는 튀김을
먹는 듯 바스락 소리가 상쾌하며 청량하였다.
가을만이 주는 행복이고 말고!
그림을 그리는 그녀는 사물을 보는 시각이 좀 다르다.
빛이 빚어내는 그림자라든가, 계절에 따른 색감의 변화 등등...
오묘한 가을색을 어떻게 표현할지 물끄러미 바라다보는
모습이 나와는 다른 시각이어서 이야기가 풍성해진다.
하물며 내로라하는 화가는 아니더라도 해바라기 그림,
한 점 주고 싶다는 말에 이제야 말로 서로 편안한 상태로
들어서는 것인가? 가을이 전해준 기쁜 소식이었다.
2024년 11월 1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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