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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영주 무섬다리 3

평산 2024. 12. 11. 16:53

 무섬다리를 구경하려니 넓은 길을 벗어나 내륙의

좁은 마을길로 점점 들어갔었다. 도착했는가 하면

더 가야 해서 날은 저물고 있어 조바심이 일었다.

地圖에서는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강이 한눈에 보여도,

 

 둑을 기준으로 왼쪽은 무섬마을이었고

오른쪽이 무섬다리가 놓여 있는 내성천으로 

언뜻 강폭이 넓었어도 물이 가물어 물길의 반 정도만 

흐르고 있어서 굽이치는 모습이 바로 보이지 않았다.

마을 구경은 제대로 하지 않고 곧장 외나무다리가

있는 곳으로 720m를 걸어갔더니...

 

 멀리서 모래언덕으로 보였던 것은 

모래를 쌓아 그림으로 남긴 작품이었다.

 

 다리를 행여 직선으로 놓았다면 재미없었을 텐데...

부드러운 곡선으로 놓아 두 배는 길어지고 정말

한 사람만이 갈 수 있는 외나무다리여서 다리를 건너다

다른 사람이 올 경우 모래밭에서는 뭍으로 떨어져

양보하고 있었다. 이때만 해도 다리 높이가 없어

시시한 듯 정겹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물이 나타나자 흐름에 긴장감이 생기고

다리 기둥이 높아져 중심을 잘 잡아야 했으며

이런 다리에서 원수를 만나면 어쩌나...ㅎㅎ

 

 물길 중간에 디딜 모래밭이 있길래 다리 높이도

구경할 겸 다시 올라가기가 어렵단 생각은 못하고

펄쩍 뛰어 내려와 보았는데...

 

 다시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손을 제대로 짚었으면 모를까 등한시하다 

두 번째 오르며 성공하긴 했지만 타박상을 입은 듯

멍들었겠다 싶어도 외나무다리라 살펴볼 수가 없었다.

 

 이따금 옆으로 외나무다리 한 조각을 두어 서로 피해

가도록 했지만 이 또한 벌벌 떨렸고 마을 사람들이 긴

장대에 의지하며 건넜다니 긴장감 있는 것은 당연하였다.

 

 물이 많다 싶은 곳에 이런 곳이 딱 한 군데 있어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걸었는데 이곳도 나무 사이로

다리가 빠질까 부들부들 조심해서 디뎌야 했다.

 

 사진을 찍지 않고 집중했으면 콩닥거림이 덜했겠으나  

물 건너와 다리가 땅에 닿으니 휴우~~~ ^^

건너오니까 휘돌아나가는 물길이 보였다.

 

 내성천은 예천에 갔을 때였나?

발 담그고 왔다 갔다 한참을 했었는데 물이 맑고 

바다가 아닌 하천에 모래가 발달한 곳은 이곳이 제일이란

소리를 들었던 지라 반가웠으며 물이 가물어 섭섭했던

생각이 반 밖에 없어서 다행이구나 싶었다.

물이 가득 있었으면 현기증 났을 듯... ^^

 

 다리구경을 모두 하자 비로소 무섬마을이 보였다.

육지 속의 섬처럼 보이는 마을은 조선시대 17세기 경부터 

반남 박 씨와 선성 김 씨가 모여사는 집성촌으로 1934년에

커다란 홍수로 마을의 반이 떠내려갔었다 하며

현재는 50 가구에 50명이 살고 있다는데 입구에

몇몇 음식점과 주막과 찻집이 보였다.

 

 높은 둑을 넘으면 마을이 움푹 들어가 있어

적당한 비로 무섬마을이 항상 무사하길 바라며...

 

 외부와 고립된 마을이라 오히려 친환경 외나무다리가

그대로 전해져 다른 지방에는 없는 독특한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경우여서 정서적으로 어릴 적 고향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그런 곳이었다.

도착하기 전에는 친구들이 멀어서 시무룩했지만...

이런 마을도 있구나! 하며 만족스러워했다.

 

 

 

 

 2024년 12월  1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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