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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왕산을 3시간 동안 등반하고 내려오니
윤동주 문학관이 보여 반가웠으나 점심시간이라고
문이 닫혀 있어 들어가질 못해 무척 아쉬웠는데...
다시 기회가 되어 이곳을 둘러보게 되어 기뻤다.
종로구에서 용도 폐기된 수도 가압장(물줄기가 약할
경우 압력을 줘서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줌)을
윤동주 문학관으로 만들었다는데 소박한 듯 아담해서
보기 좋았다. 아직 살아 계신 작가의 문학관을
성역화하여 커다랗게 지으면 오히려 쓸쓸했기 때문이다.
작은 듯했지만 건축상을 받은 건물이다.
전시관은 제1, 2, 3 전시관으로 나뉘었는데
이곳이 제1 전시관으로 윤동주의 일생과 그의 詩.
고향에 있던 우물(?) 그리고 오래된 시집 중
기증된 책들이 오른쪽으로 보인다.
詩人이 직접 쓴 '서시'로 친필을 보게 되어 감동이었다.
1941년 11월 20일에 쓰셨다니 우리에게 일제강점기가
없었더라면 살아계셨을 수도 있는 분이질 않나!
글씨체를 보고 느낀 바로는 음~ 조금은 내성적이시고,
성실함, 부드러움, 아직은 소년처럼 순수미가 보였다 할까?
하지만 해설하시는 분이 사진의 눈을 자세히 보라며
그뿐 아니라 강한 면이 보이신다고...^^
일본 유학시절에 사용이 금지된 우리말로 詩를 써
사상범으로 몰린 시인은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었으며
독방에 감금되어 고된 노역을 하고 생체실험 대상이 되어
성분불명의 주사를 맞다가 1945년 2월 16일 새벽에
스물일곱의 나이로 운명을 하셨다.
일본에 있는 형무소 중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곳이
후쿠오카 형무소였으며 당시에 일본에서 죄목을 판결한
판결문으로 8.15 광복을 몇 달 앞두고 죽음을 맞아
화장을 해서 건너와 고향(지금의 지린성 연변자치주)에
묘소가 있었다.
제2 전시실의 모습은 뻥 뚫린 하늘에
억새가 한 모퉁이에 있어 쓸쓸함이 묻어났는데...
찾는 이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공간으로 여겨졌다.
물탱크 지붕을 개방하여 만들어진 일명 '열린 우물'로
우물 안에는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억새가 자라며
눈이 쌓이는 등 날씨와 계절,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을 시인의 서정적인 사상과 함께
떠올려보는 곳이다.
제3 전시실은 영상실로 '닫힌우물'이었다.
요일마다 상영하는 프로그램이 달랐으며 윤동주에 대한
영상을 틀어 주는 곳으로 주위사람들이 본 시인의 모습이나
기억나는 점을 정겹게 들려주었고, 천장에 있는 작은 창에서
한 줄기 빛이 들어와 답답함이 덜어지고 따스한 느낌에
닫힌 우물이라 소리가 울려 영상실로 딱 맞는단 생각이었다.
詩를 낭독해 줘서 분위기가 새로웠다.
동네에 서시의 碑가 있어 자연스럽게 외워졌는데
시인의 詩 중에서는 '별 헤는 밤'이 널리 알려져
'별의 시인'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었다.
그냥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것과
막연히 들었던 것과 시험 본다니 익혔던 사실과는
다르게 문학관을 둘러보자 윤동주의 짧은 삶에
안타까움이 일었으며 숙연한 분위기에 젖어보았달까!
여운이 잔잔하게 남았다.
2024년 12월 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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