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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에 도착했더니 가까운 곳에 소백산 온천이 있어

저녁 8시까지 한다기에 준비 없이 온천욕을 했는데

원탕의 온도가 32도 정도로 뜨겁진 않았어도

(원탕이 따로 있었고 온탕은 더 데우는 것 같았음)

물이 매끈거리며 아주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서 본모습이다.

높은 소백산 자락에 사람 사는 동네가 아닌 산촌이었으며 

오면서 사과밭이 종종 보이더니 사과나무가 보였다.

수확하기 전에 왔으면 보기 좋았을 것을... ^^

 

 숙소 앞쪽은 동쪽 방향이었나 이제 막 해가 떠올랐고

온천리조트에 딸린 건물들이 보였을 뿐 한적하였다.

전국의 직원들 숙소 중에서 주위에 아무런 시설이 없어

인기가 없는지라 언제든 예약하면 올 수 있는 곳이

풍기라니 오히려 난 마음에 쏙 들었다.

 

 오늘은 희방사에 가보자며 길을 나섰는데

산 언저리에 소백산 천문대가 하얗게 보여서 잠깐인 줄 알고

들렀다 가려했으나 죽령 고개를 굽이굽이 올라 정상에 

도착했어도 산길이 없는지 이랬다 저랬다 안내를 해주어... 

천문대는 접고 정상에서 오던 길을 내려와

희방사로 향하게 되었다.

 

 죽령 고갯마루에 서있던 영남제일문에서 잠시 내려

이곳이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과 충청남도 단양군의

경계이며 문경새재, 추풍령과 더불어 영남과 충청도를

잇는 관문임을 알게되었다. 영남제일루에 올랐더니...

 

 발아래로 '죽령 옛길'이 보여 언제 다시 오게 될지

걷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찼으나 산을 오르거나 둘레길은

생각 못하고 왔기에 돌아설 수밖에 없어 못내 아쉬웠다.

 

 죽령을 내려오다 희방폭포 가는 길로 접어들어

주차장에서 약 10분 정도 올랐을까? 

 

 해발고도 850m쯤에 아름다운 희방폭포가 나타났다.

말로만 듣던 폭포였고 죽령 근방이 백두대간이라 

내륙이면서 산들이 높아 10분이라도 동네 앞산은 훨씬

뛰어넘어 눈이 오면 올라가기 쉽지 않아 보였다.

하얗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옥색 웅덩이를 보니

뭔가 겨울의 황량함에서 벗어나 청량감을 주었다.

 희방사 가는 길은 경사가 더 있었고,

 

 폭포로 내려가는 물길이 보여 반가웠다.

나이아가라와 이과수 폭포를 방송으로나마 구경할 때면

폭포 위 지형은 어떠하며 물길이 궁금하였기에...^^

 

 희방사의 대웅전이다. 

소백산 연화봉 중턱에 있으며 선덕왕 12년에

두운대사가 세웠단다. 안으로 들어가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지도를 보면 이곳에서 소백산 천문대가 다시 가까워 보여

걸어갈 수 있나 여쭈었더니 두 시간은 걸어야 하는데

등산장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말에 꼬리를 접었다.

 

 마당에 있던 우물은 날이 좋아 햇볕이 물속에서

물고기 비늘 모양으로 헤엄치는 듯 볼만하였고 

폭포 구경과 함께 올라온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발길을 금방 돌릴까 하다 茶 마시는 곳인지?

공양간 같기도 했고 쉬어 가는 곳이라 쓰여 있어서

들어와 봤는데 춥지 않으니 공양간 반대편 문을

열어주셔서 이런 공간에 앉아 싸 온 간식을 먹으며

무지 행복했었다. 처마 끝에 있는 봉우리가 소백산

연화봉으로 금방 오를 것 같아도 2시간이 걸린다는

바로 그곳,  물론 오르고 싶었다.^^

 

 연화봉에서 내려와 점심 먹을 곳을 살폈다.

첫날 오후 2시가 넘어 풍기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려니

식당마다 쉬는 시간이라며 밥 먹을 곳을 찾다 찾다 

3시가 넘어서 한 곳을 찾았는데 손님이 연이어 없어서

그렇겠다 짐작해 봐도 이해가 좀 안 되는 부분이어서

밥 못 먹을까 식당을 늦지 않게 찾은 것이다.

 

 점심을 먹고 무섬다리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이 다시 죽령을 넘어가란다.

짧은 거리도 아니고 굽이굽이를 또 올라가라고?

이때 무섬다리가 있는 곳의 지도를 살펴봐야 했었다.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고 갔더니만...ㅎㅎ

 

 죽령을 넘기보다는 숙소 쪽으로 이동하며 무섬다리를

갔으면 동선이 절약됐을 텐데 모르는 곳이라 내비에

따르자며 밥을 먹자마자 다시 좌우 곡선으로 올라갔더니

멀미가 나서 느릿느릿 속도를 내지 못했으며 죽령을

완전히 넘어 충청도 단양을 거쳐서 다시 영주로 돌아와

무섬다리를 찾았으니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운전하는 친구도 지쳐서 점점 말이 없어지고,

가자고 한 나는 미안해지며 해가 기울어질 무렵에야

내성천을 만나 영주의 가장 남쪽인 무섬다리에 도착하였다.

일기를 쓰며 살펴보니 남북으로 길게 생긴 도시가 영주이며

소백산 때문에 아마 길 안내가 어려웠던 모양으로..

돌아 돌아 자그마치 2시간 30분이 걸려서였다.

  "가봐서 안 좋기만 해 봐라!"

 

 분위기가 내려앉았었으나 도착하여

무섬마을, 무섬다리를 보자 서로 미소지었다.

 

 

 

  2024년   12월  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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