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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시금치 관찰

평산 2024. 12. 22. 22:25

 햇볕이 몇 시간만 들어오는 작은 텃밭이지만

이 시기에는 땅이 비어있어서 무엇이라도 심고 싶어 

종묘상도 아니고 씨앗 몇 개 걸려있는 ㄷㅇㅅ를 지나다 

시금치 씨앗을 발견하고 기뻐서 두 봉지 샀었다.

 이 주일이 지난 뒤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애기 시금치가 날개를 달고 나와 귀여웠다... ㅎㅎ

 '시금치 떡잎은 이렇게 생겼구나!'

나물을 그렇게 많이 해먹고도 몰랐지 뭔가!

떡잎보다 본잎이 작아 팔을 휘저으며 춤추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 뒤에 가보니 시금치도 자랐지만

겨울임에도 풀들이 사이사이에 잔뜩 올라와 있었다.

햇빛 받으며 풀을 대충 뽑아주었는데 추운 겨울에 

새싹이 나오다니 참 신기하였다. (11월  19일)

 

 시금치는 겨울에 먹어야 달고 맛있어서

씨앗 심을 생각을 했지만 올케와 이야기하던 중

월동 시금치(겨울을 나는 시금치)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기도 했다. 미리 알았다면 버스를

타고서라도 종묘상을 일부러 찾아갔을 텐데...

그럼 이 시금치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씨앗 봉투에 월동시금치란 표시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리고는 폭설이 오고 추운 날이 며칠 계속되어 

텃밭에 오자마자 시금치 먼저 보러 달려왔더니...

햇볕에 활짝 웃고 있어서 얼마나 대견하던지?

어린 시금치가 장하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12월 6일의 모습!

 

 '혹시 월동시금치인가?'

날이 추우니 성장은 그대로인 듯했으나 

눈에 파묻혔어도 동상(凍傷)을 입지 않은 모습이어서

이대로 겨울을 날 수 있을지 궁금해지며

그랬으면... 그랬으면 좋겠더란다.

 

 12월  17일의 모습인데 먹는다는 생각보다

푸르게 자라는 모습에 심장이 두근두근 빨라졌다.

이 하나에도 힘이 나서 삶은 살아볼 만하며 

별것이 아닌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년  12월  22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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