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다 고양이 치료는 항상 어렵다 합니다. 본능적으로 방어하기 위함이겠지만 병원에 오면 바짝 긴장을 하며 움츠렸다가 알 수 없는 순간에 하악~ 소리를 내며 할퀴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 마지막 꿰맬 때에도 마취가 끝나지 않았는데 학~ 소리를 내며 다리를 빠르게 휘젓는 경우가 있다네요. 야생 고양이라도 먹이를 줄 때는 순순히 다가올 수 있지만 막상 캣맘들이 예방접종이나 불임수술을 해 주려고 마음먹을 때에는 붙잡아 데려와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대부분 박스에 넣어온다는데요. 박스를 열 때마다 하악~ 하악~ 크르렁대는 소리에 조심해도 어떨 때는 후다닥 뛰쳐나가 구석에 숨는 경우가 발생해 어렵게 잡아 치료하는 데는 10분인데 장장 2시간이 걸려 혼을 쏙 빼놓는 경우가 있답니다. 그나마 상처가 나지 않으면 다..
광릉을 나오자 숲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몇 개월이 흐른 뒤 다시 찾았는데 바닥에 이런 글귀가 새롭게 쓰여있었다. 얼마 전에는 길이 끝나는 곳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왔으나 요번에는 왕복할 생각이었다. 봉선사천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오리 가족들이 한낮을 즐기고 있었다. 백조처럼 다리 밑은 바쁜가 들여다봤더니 여유로웠다. 그 옛날 세조의 호령으로 주변에 공장이나 건물이 없어 물이 맑았다. 춥지도 않고 걷기에 적당하였다. 법정스님은 낙엽이 떨어진 이즈음이 제일 좋다고 하셨다는데 허전하게 보인다 싶다가도 뒤편이 훤하게 드러나 경계심이 없어지는 시절 같긴 하다. 푸르렀던 메타세쿼이아와 냇가의 누런 키다리 풀들이 아직은 가을빛이었다. 이쯤에서 핸드폰이 꺼졌을 것이다. 겨울이면 별안간 방전이 되는 것이다. 어디 찍으면 되..
겨울인데도 지도가 연둣빛이라 상큼하였다. 광릉은 조선 7대 세조(1417~1468 :재위 1455~1468)와 정희왕후 윤 씨(1418~1483)의 능이다. 세종대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세종 27년에 수양대군으로 책봉되었다. 대군 시절에는 왕을 도와 국가의 행정실무를 맡았고 단종이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르자 1453년 계유정난으로 반대세력을 없애고 정권을 장악하였다. 그로부터 2년 뒤 왕위에 올랐으며 사육신의 단종 복위 운동을 계기로 집현전을 폐지하였고 신료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인 경연도 폐지하였다. 대신 승정원의 기능을 강화해 경국대전을 편찬하며 국왕 중심의 강력한 국정을 운영해나갔다. 주차장 가까이에 있었던 재실의 모습이다. 이곳에 오는 동안 이미 3km를 걸었으니 잠시 쉬어가자며 햇볕이 쏟아진 우..
안방 에어컨 달았던 곳에 구멍이 숭숭 여러 개 나서 흉했는데 남은 벽지가 없었다. 어쩔 수없다며 그냥 지내다 용케 한 장 남은 글씨를 붙여보자 했다. 학교 다닐 때 환경미화라 해서 장기자랑 꾸미기 공간이 있었지 않나! 오랜만에 글씨 연습을 하면... 즉시 버리거나 벽에 며칠 붙였다가 (테이프로 고정시킴으로 얇은 한지라) 찢어지기 일쑤여서 보관되지도 않고 다시 쓴다는 생각에 보관하지 않는데 요번에는 제법 오래 가게 생겼다. 언제 다시 쓸게 될지 막연함이 있으며 붙이고 나자 검은 구름이 일시에 걷힌 듯 보기 싫음이 말끔함으로 싸악 개운해졌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3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