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개보다 고양이 치료는 항상 어렵다 합니다.
본능적으로 방어하기 위함이겠지만
병원에 오면 바짝 긴장을 하며 움츠렸다가
알 수 없는 순간에 하악~ 소리를 내며
할퀴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 마지막 꿰맬 때에도
마취가 끝나지 않았는데 학~ 소리를 내며
다리를 빠르게 휘젓는 경우가 있다네요.
야생 고양이라도 먹이를 줄 때는 순순히
다가올 수 있지만 막상 캣맘들이 예방접종이나
불임수술을 해 주려고 마음먹을 때에는
붙잡아 데려와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고
대부분 박스에 넣어온다는데요.
박스를 열 때마다 하악~ 하악~
크르렁대는 소리에 조심해도 어떨 때는 후다닥
뛰쳐나가 구석에 숨는 경우가 발생해 어렵게 잡아
치료하는 데는 10분인데 장장 2시간이
걸려 혼을 쏙 빼놓는 경우가 있답니다.
그나마 상처가 나지 않으면 다행인데...
얼마 전에는 간호사가 박스에서 고양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다 얼굴을 할퀴어 안타까움이 있더니
고양이들이 더 자주 드나들자 일하는 동료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상처를 입고, 캣맘들은 데려온
고양이가 순하다고 말 하지만 그녀들 또한
야생 고양이에게 당하기 일쑤인데..
(부부가 오면 사서 고생한다며 싸우기도 한답니다.)
며칠 전에는 퇴근한 낭군이 손을 씻고
식탁에 앉을 때까지 얼굴을 못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양쪽 볼 부분이 할퀴어 발갛게 긁힌 자국이
빗살무늬로 선명했습니다. 개를 치료할 때도
손에 상처가 이따금 나지만 고양이한테는
요번이 두 번째로 심한 상처가 난 것이었어요.
피부병이 나서 데려온 고양이였다는데
치료를 위해 체중을 달려고 저울에 올리는 순간
붙들어 주던 캣맘과 함께 당했다 합니다.
집고양이도 순할 것 같지만 마찬가지라네요.
속이 상해서 가죽 장갑을 끼고 일하며
복싱 선수들처럼 얼굴 보호대를 착용하면 어떨까
의견을 냈더니 동물들에게 정맥주사를 놓으려면
털을 헤집고 혈관을 찾아야 해서 사람보다도
섬세함이 필요해 그럴 수 없다 합니다.
다행스럽게 오늘이 3일째로 붉은 기운이
없어지며 회복되고 있는데 모든 직업이 말 못 할
어려움이 있겠지만 쉽지 않음을 지켜보면서
고양이를 데려오는 캣맘이나 종사자들 모두
상처 없이 무탈하길 바라봅니다.^^
2021년 12월 13일 평산.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오면 나가봐야지! (0) | 2022.01.20 |
---|---|
복사골떡 (0) | 2021.12.25 |
선희 어머니! (0) | 2021.11.16 |
아보카도가 쑥쑥! (0) | 2021.10.28 |
이따금 웹툰 좋았다. (0) | 2021.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