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퀴 온전하게 걸은 것은 처음이지 싶다. 놀이공원이 있는 서쪽 호수는 입장권이 있어야만 들어가는 줄 알았다. 아니 그냥 따라다녀서 생각 없이 돌았을 것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동쪽 호수 끝부분을 시작으로 이런 터널을 지나자 바로 서쪽 호수로 이어졌는데 무심코 이곳을 지나쳤었나 보다. 서울에 살아도 촌사람이나 똑같다...ㅎㅎ 가는 김에 삼전도비를 찾아보려 했지만 눈에 띄지 않더니 집에 와서 지도를 참고하자 서호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며 오른쪽에 있었다. 다음에 가면 보고 와야겠다. 서호는 멀리 놀이공원이 보였다. 점심을 먹자고 만났지만 주의해야 함에 호수 한 바퀴 돌고 복잡함이 지나면 먹기로 하였다. 가는 길에 작가노트라니? 예술인들의 창작 과정이 담긴 노트를 먼저 대하면 작품에 대한 감상이 달라질까?를..
보름 정도 걸린 것 같다. 시간 보내기 좋다고 말들 하는데... 심심해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일부러 했다.^^ 어제저녁 손 뜨기를 끝내고 풀을 먹여 식탁과 책상 위에 고스란히 펴서 말렸다. 그 후로 위쪽에 헝겊을 달아 손으로 꿰매서 의자와 등받이가 분리되니 사이에 헝겊을 집어 넣으면 고정될 것 같아 나름 머리를 썼다.^^ (분리가 되지 않으면 이런 방법으로 못함) 무엇보다 집이 환했으면 했는데... 마무리에 정갈하면서도 무게감을 주었다. 여름에는 땀이 나 100% 면실을 사용하였으며 자신감을 몰아 쿠션 커버도 생각 중이다. 오시는 분들께 도움 되겠다 싶어 도안을 올려본다. 2021년 12월 27일 평산.
늦가을에 밤을 수확해 와 앞집에 벨을 누르니 아무도 안 계시는지 소리가 없어 문고리에 걸기에는 비닐이 찢어질까 봐 현관문 옆에 세워놓고 들어왔다. 그 후로 아주머니를 몇 번 만났지만... 밤 이야기는 한 번도 나누질 못했다. 고맙다는 말 듣기 위해서가 아니었으니 그럭저럭 두 달이 흘렀는데... 밖에 나갔다 들어오며 아주머니를 만나 뵙고 이제 오냐며 인사를 주고받은 지 5분이 지났을까 벨이 울렸다. 옷을 벗어 세탁기에 넣은 후라 부리나케 눈을 돌려 티 하나 챙겨 입었다. 갑자기 외출복에서 뒷동산 운동티를 입은 것이다. "누구세요?" 앞집 아주머니께서 딸이 사 왔다며 떡을 건네셨다. 그동안 말씀은 안 하셨지만 염두에 두셨을까! 포장도 근사하고 떡이 넉넉해서 드린 밤 생각이 번뜩 났다. 왔다 갔다 차비는 들었..
첫눈이 왔다는데 안 나가 볼 수 없다. 녹기 전에 떠나자는 마음 없이... 기온이 가장 오른 오후 2시 넘어 길을 나섰다. 도로는 이미 녹았으나 人道의 눈은 풍성하였고 씨앗을 매단 쑥이 엄동설한에 서있었다. 봄이면 황매화가 가득한 오르막을 지나 둘레길로 접어들려다가 햇빛이 그리운 계절이니 빛이 있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눈 속에서 얼굴 내민 조릿대도 갈색 잎 파란 잎이 무성했는데 발은 엄청 시릴 듯하였다. 맥문동은 아예 푹 덮여 꽃밭이 여유롭게 보였다. 마삭덩굴은 어떠한가! 하얀 분으로 치장하고 한껏 뽐냈으나 갑자기 낮아진 기온에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나무는 힘겨울지 몰라도 겨울에 돋보이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꼬마들 놀이동산을 지났다.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명쾌하며... 건조하지도 습하지도 않은 눈..
테이프 사러 갔다가 두툼한 면실을 발견하였다. 뜨개질이 서툴지만 해보고 싶은 것이다. 겨울이라 부드러운 실도 많던데 망설이다 하얀색이 없어 면실을 선택했다. 실을 사 오자 어찌 알았는지 먼지가 많은 날이 이어졌다...ㅎㅎ 예전에 떴던 소파 등받이 중 하나를 창문 커튼으로 쓰고 있어서 다시 시도해보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도안을 골라 한참 배우다... 저녁시간이 되어 잠시 컴퓨터를 껐더니 다시 그 그림 찾기가 어려워 아쉬움이 컸기에, (1시간 넘게 찾았음.^^) 요번에는 다른 도안을 찾아 찍고 복사해두었다.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하길 바라며...^^) 사진에서 보면 완성품의 세로 길이가 피아노 머리를 장식하면 좋을 정도로 짧아서 소파 등받이를 하려면 어깨 부분에서 허리까지 내려오는 길이가 있으니 나름 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