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 양평역에 도착했을 때 관광안내소에 들어가물소리길 지도를 여러 개 들고 나왔는데 그중 집에 와서펼쳐 보니 두물머리가 포함된 물래길이 있어 걸어보고 싶은 마음에 1주일 만에 다시 경의중앙선을 탔었다. 물소리길 1- 1이라고 쓰여 있음을 이제야 알았고양수역에서 내려 세미원은 다녀온지 얼마 안되어 들리지 않고는 다리를 건너 북한강과 남한강으로 이루어진파란선의 섬 한 바퀴 돌아 운길산역까지 걸었다. 세미원 앞쪽에서 다리를 건너면 두물머리가 있는 섬으로이어져 호수 같기도 한 이곳은 용늪이란 곳으로 일종의 남한강물 한쪽이 가둬진 형국이었다. 거의 평지인 물래길은 어렵지 않았으며 관광지여서나물 캐는 것 없이 경치나 음미하며 천천히 걸었는데연신 두 번의 양평 나들이에 가슴이 펑 뚫리고 지하철비용만들여 이렇게..

걸어갈수록 남한강은 점점 멀어지며 논밭이 나오고낮은 산길을 지나기도 하면서 건강하게 자란 쑥이보이기 시작했다. 그냥 갈 수 없지요.봄이면 나물 캐는 재미가 있거든요.^^ 연한 윗부분만 똑똑 따다 둑 위에서 내려다보니시퍼런 쑥이 모둠으로 보여 반가워서 가까이 왔는데 쑥이아닌 개망초였다. 개망초나물을 숙이네서 처음 먹어 본 후맛있어서 기회가 되면 해 먹어보리라 했거늘 이렇게 실한개망초가 나타나다니, 아마 연세가 있으셔서 밭주인이 농사를 못 지으시는 곳 같은데 흙이 기름져 잘 자랐으리라! 다시 둑 위로 올라 뽕나무가 죽 늘어선 곳을 지나자마을 사람들이 반찬거리로 뽕잎순 따는 모습에 우리도달려들었다. 양평에는 뽕나무가 많이 보여서 예전에 양잠을 했었나? 상상해 보며 오디가 달려있으면 암나무,없으면 수나무로..

전날 하루 종일 비가 와 불안했지만 일기예보를 믿고 약속을 밀고 나갔는데 아침이 되니 햇빛이 나와자외선은 강할지라도 걷기 좋은 날이 되었다. 서울둘레길을 이어가다 봄이니까 요번에는 시골길을걸어보자며 달라진 물소리길 4코스를 선택하였고경의중앙선을 타고 2시간이 걸려 양평역에 도착했더니어여쁜 튤립이 반겨주었다. 갈산공원까지는 예전과 코스가 같아서 망설임 없이 오른쪽으로 돌았는데 이곳에서 왼쪽으로 돌았어야 했다.때문에 1km는 더 걸어 총 10km를 걸었던 날이다. 지도에서 물소리길 4코스는 양평역에서 원덕역까지 거의 직선으로 이어져 있지만 막상 걷다 보면 지도보다 넓고길이 구불구불해서 직선인지 전혀 모르겠었다. 여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남한강을 만나자얼마나 한가한지 바라만 봐도 편안하고 좋았다. 이..

베란다에 빨래를 걸고 돌아서다 문득 하늘을 봤는데평소보다 구름이 좀 이상하여 다시 돌아섰었다.커다란 파도처럼 너울너울 움직이는 모습이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구름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아래위로 여러 겹의 얇은 잿빛 헝겊을 누군가가 멀리서일부러 움직이는 듯 넘실넘실 흘러가는 모습이 두려움을느끼게도, 신비롭기도 했으며 역동적이란 생각이었다. 시선을 뗄 수가 없어 들판에 서있었다면 어땠을까?보이는 하늘 크기가 작아 아쉽기도 하면서 내가구름 따라 동쪽으로 마구마구 달려가고 있었다.이때가 오전 8시 17분으로 이렇게 일찍 빨래를 널어본 적이 없음은 신께서 보여주려고 그랬겠다는 생각도 스치며...하늘은 잿빛으로 울렁울렁 난리가 난 모습이었지만 땅을 내려다보니 초록에 싱그런 모습이어서 ..

멀어서 한번 쉬거라 하셨지만 아버지께서 상추가나왔나 궁금해 가보신다기에 밭으로 향했더니 겹벚꽃이활짝 피었고 나무 아래로 푸릇푸릇해 보기 좋았다. 집에서 일찍 출발한다 했어도 11시가 넘어 도착하여밭으로 내려갔더니 쪽파와 달래 한 줌씩을 담아놓으시고화단에서 몇 개의 모종을 옮겨 심으신다며 준비하셨다. 달래 넣은 김치를 담갔어서 요번에는 양념으로나 쓸까? 달리 수확할 게 없었지만 밭 둔덕에 돌나물이 무성하였고아버지께서는 안 드시겠다 해서 물김치나 담가 드려야겠다며손으로 잡고 칼로 쓱쓱 베어 집에서 따로 다듬을 필요가없도록 수확하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잘도 한다고...ㅎㅎ 도착하자마자 저녁을 해야겠어서 풀국을 쑤어 식히며밥을 먹고 설거지에 달래와 쪽파를 서서 다듬었더니 물김치를 오늘 했다가는 힘들어 안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