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금치 씨앗을 던져 놓고 겨울을 잘 지낼 수 있을지, 이따금 가서 확인했는데 아버지께서 잘 자랐다고...한번 수확해서 나물을 해 드셨더니 맛나다 하신 후 처음으로 밭에 가보았다. 추위가 자주 찾아와 봄이 왔나 싶더니만...이 날은 확 풀려서 복 받았다 싶으며 도착해 보니 시금치를 거의 다 뽑아놓으시고 다듬으라 하셨다.그럴 줄 알고 칼과 가위, 비닐을 여러 개 가져갔어서모둠 가까운 곳에 쭈그리고 앉아 햇빛을 등지고시금치를 다듬으며 무지무지 행복했었다.1000원짜리 매장에서 두 봉지의 씨앗을 심어 별다른 수고로움 없이 이런 수확을 맞이하다니 재미가 절로 났다.끝나고 아버지댁에 다니러 가는 날이라 생각 없이 시금치한 단을 사 오기도 해서 수확을 하며 웃음이 나왔다.이삭까지 모조리 주워 풍부하게 가져왔다. ..
"예쁜 꽃들이 너 언제 오녜~~~~~" 아버지께서 꽃이 활짝 핀 봄날에 다녀가라는 말씀이셨는데 무엇이 바빴는지 꽃을 보러 가지도 못했다. 멋진 풍경이 눈에 보이면 아버지께서는 나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신다. 서로 비슷한 성향임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앞산에서 드문드문 피어나는 고사리를 꺾어보게 해주신 분도 아버지. 문수산에 올라 멀리 북한도 바라다보고 임진강도 보고 문수 산성도 보여줬으면~~하시는 분도 아버지시다. 산나리, 산부추, 산마늘 각종 나무와 식물들...... 아버지는 원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셨기 때문인지 무엇을 가꾸시는데 소질도 있으셔서~ 옆에서 똑같은 무엇을 심은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채소를 가꾸시고는 어김없이 거두어드릴 시간이 되어 우리를 부르셨다. 일주일에 한번 서울에 다니러 오시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