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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도 충분히 받았고 쉬었으니 길을 떠나자!

집터로 점지해놓은 곳에서 잠시 내려오면 이런 데크길로 통한다.




 나무가 많고 북쪽 골짜기라 하루 중 대부분이 그늘진 곳이다.

찾아보고 싶었던 곳은 바로 길 옆으로 있는 노란꽃들!




 이 꽃의 이름은 이것 저것 참고하다 '산괴불주머니'로 결정지었다.

산에서 난 괴불주머니니까!...ㅎㅎ




 하지만 나에게는 '산괴물주머니'로 보인다. 번식력에 놀랐기 때문이다.

3년 전인가, 애기똥풀이 질 때쯤 3평 정도의 땅에 같은 노랑으로 꽃이 피어서 뭘까?

난간이 있어 다니지 못하는 곳이라 노랑빛만 보고 궁금했는데,

작년에는 좀 더 퍼져 20평 정도의 넓이를 차지하더니...

올 들어 잎이 나왔을 때는 가늠하지 못하다 꽃들이 너도 나도 노랗게 고개를 들자,

골짜기 위부터 아래까지 온통 노란 괴불주머니로 덮여서 신비로웠다.




 뿌리로 번식한다면 이렇게 빠르지 않았을 것이다.

말린 명태처럼 구부러진 꽃들이 알알이 씨앗이 되어 바람에 날렸을까 상상해보았다.

줄기 속은 비었고 뿌리에서 여러 개가 납작하게 나와 60cm 정도로 키가 큰 편이다.




 골짜기 위의 모습으로 넓은 지역에 무리 지어 있어 잔잔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조경용으로 일부러 심기도 한다니 저절로 돈을 번 셈인가?...ㅎㅎ

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나 들풀이 그러하듯 독이 들어있다니 만지지 않았다.




 현호색과 꽃 모양이 비슷하다.

햇빛을 좋아하나 애초에 그늘진 곳에 자리 잡기 시작해서 골짜기 아래까지 퍼졌으니

씨가 가볍다면 고개를 넘을 테지만 더 퍼질지는 지켜봐야겠다.




 어두워서 햇살이 나올 때를 기다려 한동안 머물렀다.

아무리 봐도 일부러 심은 것이 아닌데 참 들꽃들 적응력이 대단하다 싶다.




 맨 아래쪽은 나무가 없어 햇살에 노랑빛이 선명하였고,

위로 웃자란 모습보다는 옆으로 짱짱하게 퍼진 모습이었다.


 도심에 있는 山이라 그런지 외부에서 날아드는 씨앗에 빠르게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라는 '족제비싸리'가 일 년 사이에 넓게 퍼져 놀라게 하더니,

몇 년 전에는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서양등골나물'이 나타나 가을이면 하얀 꽃으로 뒤덮고,

요번에는 '산괴불주머니'가 느닷없이 퍼져서 골짜기에 들어서는 순간 휘둥그레졌다.

부디 사람에게 해 끼치지 않고 생태계 교란이 없는 종이 이어지길 바라며,

날 좋으니 '산괴불주머니' 만나러 나가야겠다.






  2019년  4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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