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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햐~~~

플라타너스!




 오래도록 살던 동네 가로수가 플라타너스였다.

자동차 공해가 심한 곳에서도 잘 자라 영국 런던을 비롯한 이름난 대도시에서 가로수로 선호한다는데

너무 잘 자라서 간판을 가리고 손바닥만 한 낙엽이 이리저리 구르며 도로의 차선이 보이질 않자

싹둑 잘라 나무인형처럼 만들어 안타깝다가 베어지기도 했다.




 이사 왔더니 눈에 익숙했던 플라타너스를 다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도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릴 염려도 없어 자유스럽게 보였다.

반대편에 있는 은행나무와 나이가 비슷한지 서로 키 재기를 하듯 우뚝 서서 비바람에 은행이 널브러진 날은,

플라타너스 커다란 잎 3개로 손바닥 접시를 만들어 충분히 올리고와 고마웠다.

웬만큼 자란 나무껍질을 보면 거칠어서 야성미 있는 사내를 떠올린다면,

 


  

 다 벗겨진 플라타너스는 버짐이 폈다기보다 피부가 고운 여인이었다.




 처음 들여왔을 때 가난한 개화기의 영양이 부족한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얼룩덜룩한  버짐을 연상하여

버짐(버즘) 나무라 했다는데 똑같은 나무를 북한에서는 동그란 열매의 특징을 살려 '방울나무'라 부른다니,

방울나무가 외우기도 쉽고 바로 떠올려져서 역시 한글이름 짓기는 북한이 한 수 앞선다 싶다.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5월경에 핀다는 것으로 보아 피부로 암수를 나눌 수는 없고...^^

여러 그루 중 한 그루만 껍질이 매끄러워서 멀리서 보면 더욱 신비롭고 신선하였다.





  2019년  12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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