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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 환승역이 세 곳 있다.

한 곳은 해당 버스가 늦게 올 때 지하철을 타려는 곳으로 위에서 타는 곳까지가 멀어 급할 때만 이용한다.

다른 한 곳은 은행 볼일이 있을 때 이따금 내린다.

또 다른 한 곳은 버스에서 내려 가장 가깝게 지하철을 타는 곳이라 애용하는 곳이다.


 이 세 곳 중 자주 이용하는 곳은 詩 항아리가 없는데 어디서 본 것일까!

만나면 반갑지만 그때뿐이지 잊어버리다 오늘은 푸짐한 詩 항아리를 만났다.

은행 볼일 있을 때 내리던 곳으로 바닥에 깔린 모습이더니 오늘따라 풍성하였다.

앞에서 다다다닥 뛰는 것으로 보아 기차가 다가오는 모양이어서

이럴 때 따라가면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어 덩달아 서두르다...

항아리를 언뜻 발견하고 몸은 이미 앞으로 향했는데 고개를 뒤로 젖혀 멈칫했었다.


 기차 한 대 보내도 좋다며 詩 한 편 집어 기분 좋게 계단을 내려갔더니,

어떤 중년의 여인이 의자에 앉아 詩를 읽고 있어서 반가웠다...ㅎㅎ

곧이어 기차 들어온다는 소리에 느긋한 마음으로 테이프 돌돌 말린 詩를 풀었는데

오늘 나에게 인연이 닿은 詩는 '안구건조증'으로 늘 촉촉이 젖어있어야

메말라지는 마음까지 치유된다는 내용이었다.

분홍 테이프의 '행복하세요!'란 문구가 아니어도 이미 행복해지고 있었다.

詩 항아리 만드신 분들, 福 많이 받으세요!





  2020년 1월  2일  平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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