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늘상에서떠남

덩굴장미

평산 2021. 6. 17. 14:31

 

 

 흙길이 그리워 떠난 그 길 끝에 

사랑스러운 덩굴장미가 피어 있었다.

 '둘레길이나 밟고 지나가자!'

 '파란 잔디 위 장미도 보고 가자!'

두 마음이 망설이는 사이...

언제 장미 보러 가겠나 싶어 잔디밭을 건넜다.

 

 그늘진 장미터널이 시원할 테지만

싱그런 잔디를 밟고 길게 뻗은

장미꽃을 천천히 음미하였다.

꽃송이가 작아 앙증맞으며 화려한 듯 예뻤다.

풋사과처럼 은은한 향기도 났다.

그냥 지났으면 후회할 만큼 취해가는데

 

 '어?'

꺾어진 장미 송이가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가 한 송이 탐했나 보다.

가지는 꺾어졌으되 한쪽 줄기가 이어져

힘겨운 물구나무를 서고 며칠이 지났는지 

마른 송이가 되어 고개가 뻣뻣하였다.

 

 

 

 줄기를 잘라주고 싶었다.

아마 가시가 있어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꺾어진 지점에서 가시가 마구 찔렀다.^^

문득 사람들 시선이 느껴져 도둑이 제발 절였나

마른 가지를 흔들어주었다.^^

 

 꽃송이가 제법 많았고

일부러 말린 작품처럼 송이들이 섬세하여

데리고 가자는 욕심이 생겼다.

 

 가시부터 없애고, 마른 잎 따주고

가지를 잘게 나누는데 마른풀 냄새가 폴폴 났다.

물은 넣을 필요 없이 손으로 꾹꾹 눌러 만든

작은 꽃병에 꽂으니 영원의 꽃이 되었다.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2021년   6월  17일  평산.

'늘상에서떠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춘선숲길(화랑대역~경춘철교)  (0) 2021.06.29
가나아트센터 벼루 전시회!  (0) 2021.06.25
친구집 1박 2일째!  (0) 2021.05.28
머위, 고사리체험!  (0) 2021.05.26
북한산둘레길 7코스(옛성길)  (0) 2021.05.19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