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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간신히 올랐던 족두리봉에 가자기에
두 번째라 두려움은 덜했지만 자외선이 너무
강해서 바로 앞 둘레길로 방향을 돌렸다.
모자를 써도 바위가 많아 얼굴이 벌겋게 익기 때문이다.
오르는 내내 아카시아 향기가 달달했으며
이 길을 걸어본 사람은 나뿐이라
오늘의 대장은 나였다.^^
'온통 아카시아꽃으로 덮여있구나!'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가 족두리봉이다.
북한산 봉우리를 볼 수 있는 우수조망명소에 섰다.
진흥왕 순수비가 있는 중간쯤의 비봉은 예전에
하도 궁금해서 올랐는데 바들바들 오금이 저렸었다.
간신히 올라서서는 또 내려갈 걱정에 한숨이!^^
다음에는 향로봉에 가볼까 검색했더니 아휴~~~
근처에나 갈 수 있을까 가팔라서 어려워 보였다.
이들 봉우리들은 높이에 비해 험했는데
걸을 수 있는 곳까지 가볼 생각이다.
처음으로 해본 것들이 많았다.
돗자리를 펴고 신발 벗고 편안하게 앉아보았다.
막걸리를 얼리고 편육에 새우젓까지 가져왔네!... ㅎㅎ
가벼운 산행이면 물과 과일을 가져가는 편인데,
가방 베고 눕기도 하면서 한 시간은 앉아있었을 것이다.
인왕산 기차바위에서 시작하여 향로봉까지
이어지는 탕춘대성 성곽을 지났다.
외길인 줄 알았으나 잠깐 사이에 혼자되어...
(아마도 일부러 그런 것 같았음...ㅎㅎ)
아랫길로 갔다가 윗길로 올랐다 전화를 하고...
이 길이다 싶어 내려왔더니 내가 앞서가고 있었다.^^
성곽 위의 모습이 지난번과 달라져
올랐다 내려오니 그리 되었는데...
새롭게 공사하는 것이 아닌 성곽 보호 차원에서
대나무를 둘러 이를테면 접근금지의 표시였다.
다 내려왔을 즈음 활짝 핀 칠엽수를 만났다.
동네의 칠엽수들은 키가 커서 멀리 서나 바라보는데,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어 자세히 구경할 수 있었다.
꽃술이 길며 화려하고 섬세하였다.
내려온 지점이 집하고 가까워 그냥 돌아오고
싶었으나 대부분은 뒤풀이를 더 즐기는 모습이라
빠질 수 없어 몸보신(?)을 하고 온 셈인데
함께하는 산행은 뒤풀이 때문에 망설여진다.
2021년 5월 1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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