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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지나다 경춘선 숲길을 알게 되었다.

다음에 꼭 와봐야지! 하며 지나쳤다가

오늘에서야 가보자며 길을 나서게 되었다.

동네나 뒷산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비가 한 방울씩 떨어져 시원하였다.

많이 올 것 같지 않아 양산을 들고나갔다.

화랑대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탔던가? 가물거리던 중

역에서 숲길로 이어진다는 이정표가 보여 반가웠다.

 

 

 

 경춘선 숲길은 총 6km였으나 화랑대역이

그 중간지점으로 장미는 시들고 있었지만

능소화와 초록이 예쁜 길로 안내하였다.

 

 

 

 아직 계단 오르기가 익숙지 않아 역에서

올라올 때 조금 신경 쓰였는데 그림 전시회에

자전거길이 따로 있어서 편안하고 낯설지 않았다.

물과 바나나 두 개 가져갔었다.^^

 

 

 

 여전히 비는 한두 방울 떨어져 시원했으며

나리꽃과 폭포를 만난 이곳은 동네의 광장 같은

곳이어서 바람 쐬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

채소장수, 과일장수, 뻥튀기 장수가 보였다.

지하철 1호선 월계역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늘색 철길이 놓여있는 구간이 과거 성동역에서

춘천을 오가는 철길이었으나 폐선이 되는 바람에

공원화되어 숲길이 되었는데 요번에 반만 다녀왔으니

다음에는 육군사관학교와 서울여대,

불암산 쪽으로 가봐야겠다.^^ 

 

 

 

 햐~~~

걸으며 곳곳이 좋았지만 더더욱

싱그럽고 아름다운 길이 나타났다.

초록이 쭉쭉 뻗은 풍경에 찾아온 보람이 있었다.

 

 

 

 길이 넓은 곳에는 채소밭도 있었다.

도시민들에게 작은 땅을 빌려주는 곳일 텐데 

다들 예쁘게 가꾸어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 주었다.

 

 

 

 미루나무를 보자 어릴 적 시골집이 생각나며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아 노래를 흥얼거렸다.

기찻길, 노란꽃, 너른 잔디와 미루나무의 향연이었다.

 

 

 

 당시에 달렸던 기차도 있었다.

시계가 옆에 있음으로 정겨움을 더해주었으며

경의선 숲길도 가봤지만 개인적으로 경춘선 숲길이 

마음에 평화와 넉넉함을 선사해주었다.

 

 

 

 기찻길을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다니... ㅎㅎ

양수리역이었나? 철도길 걷다 불려 가 혼난 적이

있는데 학생이라서 용서해준다는 역장님이 생각났다.

싱그런 미루나무 길을 걷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빽빽한 솔숲이 나와 지루할 새가 없었다.

사람들은 이곳을 더 좋아하는 듯했는데,

나무 기둥을 보니 소나무가 아니라 잣나무 같았다.

피톤치드가 많을지 몰라도 분위기가 어두워

왔다 갔다 반반씩 걸었다. 

 

 

 

 경춘철교가 나왔다.

1939년 개설된 철교로 중랑천을 사이에 두고 

폭 6m, 길이가 176.5m로 제법 긴 다리였다.

서울의 경(京)과 춘천의 춘(春)이 만나 경춘선이라나?

2010년 12월 지하철이 복선화되며 71년간 손님과

화물을 나르던 구간이 숲길로 만들어진 것이다.

 

 

 

 다리에서 내려다본 중랑천은 강폭이 넓고 깊어

언뜻 한강처럼 바다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철교 중간쯤 걸었을 때에

저 아래로 언뜻 물길이 보여 깜짝 놀라기도 했다.

스카이 워크 체험하는 것처럼 바닥의 재료가 철이나

나무였다가 갑자기 그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리를 건너자마자 길은 막혀있었다.

어? 끝인가? 

 

 

 

 갈 때까지 가보자며 걸었는데...

(어디가 끝인지 모르니 올 때는 버스를 타려고 했음)

한쪽이 갑자기 끝이 나서 좀 섭섭했지만

되돌아가면 되겠구나 싶어 바나나 하나 먹고

약 6km를 2시간에 걸쳐 알맞게 걸었다.

옛 정취가 묻어나는 아름다운 길이었다.^^

 

 

 

 2021년  6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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